'왕의 귀환' 위메이드 박관호 대표 또 전설 일굴까?
지난 14일 위메이드 박관호 이사회 의장이 경영 일선으로 돌아왔다. 무려 12년 만의 대표직 복귀로, 블록체인 등과 함께 글로벌 게임사로 발돋움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위메이드가 '미르의 전설' 시리즈를 탄생시킨 박관호 대표의 복귀와 함께 어떤 미래를 그려 나갈지 게임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관호 대표는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 굴지의 히트를 기록한 MMORPG(대규모 다중 접속 역할 수행) '미르의 전설' 시리즈를 개발한 스타 개발자 출신이다. 그는 국민대학교 컴퓨터 동아리 출신 인력이 만든 액토즈소프트를 함께 창립한 멤버다.
박관호 대표는 1996년 액토즈소프트 개발 팀장으로 근무하며 '미르의 전설' 개발을 이끌었고, 1998년 출시된 '미르의 전설'은 '천년', '마지막 왕국' 등과 액토즈소프트의 강력한 트로이카를 형성하며 인기를 누렸다.
이후 2000년 2월에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현 위메이드)를 설립해 1편의 주요 개발진과 함께 '미르의 전설 2'를 선보이는 준비에 나섰다. 2월 회사 설립 이후 겨우 6개월 만인 8월에는 게임의 베타 서비스에 돌입했으며, 2001년에는 상용화 서비스에도 성공했다. 상용화 시점 국내 동시접속자 수는 1만 8천여 명으로 기록하며 성공을 일궜다.
같은 해에는 위메이드의 운명을 바꿀 중국 계약도 진행했다. 당시 중국 게임 시장은 약 3.1 억 위안 규모(현재 환율 기준 575억 원)의 작은 시장에 불과했으며, 아직 이렇다 할 게임 시장이 형성되지는 못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게임사들이 박관호 대표를 찾아 게임의 중국 퍼블리싱을 요청했고, 박관호 대표의 선택은 너무나 간곡히 퍼블리싱을 요청해 온 상하이 성따(샨다)였다.
샨다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작은 회사였지만, 9월 중국 베타테스트 돌입 후 11월 상용화 서비스까지 성공하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미르의 전설2'는 중국에서 이 게임을 모르면 간첩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크게 히트했다. 동시접속자 수는 최종적으로 80만 명을 넘어서며 기네스 북에도 이름을 올렸다. 손가락으로 직원을 셀 수 있을 것 같았던 샨다는 '미르의 전설 2'의 성공과 함께 중국 내 게임 시장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박관호 대표의 야심작 '미르의 전설 2'는 그냥 중국 시장에서 잘된 게임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미르의 전설 2'는 중국 게임 시장의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미르의 전설 2'를 즐기기 위한 PC 방이 하나둘 늘어났고, 인터넷 연결망의 배급도 늘면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이 대폭 증가했다. 황무지에 가까웠던 중국 게임 시장이 빠르게 규모를 키워가기 시작했다.
2001년 3.1억 위안에 불과했던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는 2002년 9.1억 위안으로 187.6% 성장세를 보였으며, 2003에는 19.7억 위안의 시장 규모를 보이며 117.6% 성장했다. 이런 빠른 성장의 중심에 '미르의 전설 2'가 있었다. 이후 박관호 대표는 '미르의 전설 3'와 2007년에는 '창천'과 같은 게임도 중국에 선보였다. '미르의 전설' 시리즈가 중국의 국민 게임으로 자리하며 위메이드는 입지를 착실히 다졌고, 위메이드는 2009년에는 상장에도 성공했다. 그야말로 '미르의 전설'로 전설을 썼다.
다만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 당시 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앞에서 하는 말과 뒤에서 하는 말이 다른 것이 당연할 정도로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고, 위메이드는 계약서 조항 때문에 샨다 등과 수십 년간 법정 다툼을 벌여왔다. 상당히 신중한 것으로 알려진 박관호 대표의 성격은 이러한 일들이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르겠다. 39.39%라는 그의 지분 보유율도 이런 모습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 본다.
아울러 박관호 대표는 주특기인 개발 부문에서도 계속 노력해 왔다. 최근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글로벌에서 큰 성공을 거둔 '미르4'다. 박관호 대표는 '미르4'가 좋은 게임으로 태어날 수 있도록 미르의 전설 세계의 창조주로서 개발을 도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위메이드가 위믹스 등 블록체인 부문에 크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도 박관호 대표가 후방에서 다양한 일을 지원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박관호 대표의 이번 경영 일선 복귀는 그의 의지가 상당히 중요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관호 의장은 개발에 전념하며 경영을 지원하던 역할에서 벗어나, 게임과 블록체인 사업의 수장으로서 회사를 이끌어갈 계획이다. 지난 10년간 회사를 이끌어 오던 장현국 대표는 부회장직으로 박관호 대표를 도와서 발을 맞춰갈 전망이다.
특히, 최근 블록체인 게임 사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본 궤도를 밟기 시작하면서 2001년 샨다라는 작은 회사를 중국 내 1위 게임 기업으로 만든 박관호 대표의 도전 정신과 판단이 더 절실히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현재 지난 12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나이트 크로우'가 글로벌 시장에서 30만 명이 넘는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후 등장할 작품인 '레전드 오브 이미르' 등에 대한 기대가 더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나이트 크로우'는 퍼블리싱 작품이지만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위메이드 자체 개발 작품인 만큼 수익성 측면에서 큰 기대가 몰리고 있는 작품이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와 같은 작품은 직접 결정권자인 박관호 대표가 직접 경영에 나서면서 더 빠른 의사결정 등이 가능해진터라 추후 등장할 작품 등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나 더 공격적인 마케팅 등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때마침 다시 한번 미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작품이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고, 미르의 아버지이자 전설을 써 내려간 박관호 대표가 새로운 전설을 써 내려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광민 기자 jgm21@it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소희 짤 ‘칼 든 강아지’ 실존…“뜻밖에 슈퍼스타 됐다”
- 주수호 “14만 의사 모아 尹정권 퇴진운동…정치 연대도 고려”
- 증상도 없는데 치사율 30%…日전역 전염병 빠르게 확산
- 손흥민 “이강인 용기 있는 사과 고마워, 이제 똘똘 뭉치는 일만 남아”
- “15년전 책값 받아주세요”…교보문고에 100만원 놓고 간 한 손님
- 오타니 몸값 1조원인데…아내 4만원대 가방에 ‘일반석’
- 유시민, 박용진 꺾은 조수진 향해 “길에서 배지 줍는다”…무슨 의미?
- 이윤진, 이혼 소송 중인 이범수 저격글인가 “뻔뻔한 상판대기는 뭐냐”
- 죽은 태아 50년 품고다닌 여성…수술 받았지만 끝내 사망
- 식당서 웃통벗고 욕설·난동부린 MZ 조폭…셀카찍고 자랑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