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배달가다 납치범 잡은 의인 “보복 두렵지만 당연한 일”

권나연 기자 2024. 3. 2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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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보복을 받게 될까 두렵기도 하지만 같은 상황이 온다면 똑같이 할 것 같아요."

20일 서울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박씨는 10일 새벽 2시께 강북구 미아동 거리에서 지인을 강제로 차에 태워 납치한 일당 중 1명인 20대 A씨가 도주하는 것을 목격하고 곧바로 A씨를 쫓아가 길을 막았다.

박씨는 "범인이 막 빠르게 뛰어가고 경찰관은 쫓아왔다"며 "'이거 문제가 있구나' 싶어 이것저것 생각할 새도 없이 쫓아가 오토바이로 막았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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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새벽 2시께 강북 미아동 거리서 납치범 도주
배달 가던 박관용씨, 오토바이로 추격해 검거 도와
19일 서울 강북경찰서에서 시민 박관용씨(50)가 범인 검거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이광진 서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강북경찰서

“혹시라도 보복을 받게 될까 두렵기도 하지만 같은 상황이 온다면 똑같이 할 것 같아요.”

경찰을 피해 도주하던 납치범을 오토바이로 가로막아 검거를 도운 박관용씨(50)가 경찰의 표창을 받았다.

20일 서울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박씨는 10일 새벽 2시께 강북구 미아동 거리에서 지인을 강제로 차에 태워 납치한 일당 중 1명인 20대 A씨가 도주하는 것을 목격하고 곧바로 A씨를 쫓아가 길을 막았다.

사건 당시 A씨는 다른 2명과 함께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 B씨를 차에 태워 금천구 가산동에서 강북구 미아동까지 이동했다.

B씨 지인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시 차량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납치 일당이 ‘수유리’를 언급했다는 신고 내용을 토대로 일대를 수색했다. 다행히 미아동에 긴급 배치돼 있던 교통경찰이 범인들의 차량을 발견했다. 하지만 차에는 피의자 2명과 피해자 B씨뿐이었다.

순찰차를 발견한 A씨는 혼자 차에서 내려 도주한 뒤, 사건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다른 2명의 피의자들이 검거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경찰은 그런 A씨를 수상하게 여기고 다가가 질문을 건넸다. 그런데 경찰이 다가가자 A씨가 도망치기 시작했다.

당시 오타바이를 타고 사건 현장 근처를 지나던 박씨는 A씨가 도주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박씨는 음식 배달이 급한 상황이었지만 A씨를 추격해 앞을 가로막았다. 덕분에 A씨의 도주와 추격전은 몇 분 만에 끝났다.

박씨는 “범인이 막 빠르게 뛰어가고 경찰관은 쫓아왔다”며 “‘이거 문제가 있구나’ 싶어 이것저것 생각할 새도 없이 쫓아가 오토바이로 막았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이어 “음식 배달 중이다 보니 배달이 늦어지면 항의가 들어오거나 음식값을 물어낼 상황이 생길 수 있겠다 싶기도 했지만 몸이 먼저 반응했다”고 덧붙였다.  

박씨의 도움으로 체포된 A씨와 일당은 폭력행위처벌법상 감금 혐의로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이에 강북경찰서는 박씨의 공로를 인정하고 19일 표창장과 보상금을 전달했다.

박씨는 “A씨를 쫓아갈 땐 ‘잡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지만 막상 그 앞을 막아서고 나니 살짝 겁이 나기도 했다”며 “가까이서 보니 몸이 다부지고 체격이 되게 좋았다”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박씨는 “같은 상황이 온다면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상이 흉흉해 가면 갈수록 더 팍팍해지는 것 같다”며 “자기가 도울 수 있다면 할 수 있는 데까지 도와주는 게 당연한 게 아닌가 싶다”는 소신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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