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하이가 부른 노래 ‘한숨’의 마지막 가사다. 유튜브에 ‘힘들 때 듣는 노래’를 검색하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영상이 게시돼 있었다. 영상을 재생하자 위로의 메시지가 담긴 노래가 연이어 흘러나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간 연령표준화 자살률이 평균 10.6명인 것과 비교해 한국은 22.6명으로 유일하게 20명을 웃돌고 있다. 이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로 한국은 19년 동안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이 오랜 기간 높은 자살률을 보이는 가운데 온라인상에는 삶에 지친 이들이 모이고 있다. 관련 영상 조회수가 1000만회 이상이고 영상 댓글 수는 17000건을 가뿐히 넘는다. 그렇다면 온라인상에서의 소통과 위로의 음악이 우울감 극복에 도움이 될까.
20일 유튜브에 ‘힘들 때 듣는 노래’, ‘힘들고 지칠 때 듣는 음악’ 등을 검색하자 수많은 영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상에서는 고정된 배경 화면이 나오면서 위로되는 선율과 가사로 이뤄진 음악이 재생됐다. 가사 없이 잔잔한 선율만 재생되는 영상도 있었다.
게시된 영상 중 일부는 조회 수가 1000만회를 넘었고 댓글은 71000개였다. 해당 영상 댓글에는 “과거는 그립고, 현재는 버겁고, 미래는 두렵다”, “어른이 되면 누구보다 멋지게 살 줄 알았던 어린 날의 나에게 미안해” 등 비관적인 의견이 있었다.
다만 이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댓글이 대다수였다. “이 댓글을 본 사람들은 행복해질 거다”, “여기 있는 사람들 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한 번 사는 거 멋있게 살아보자. 할 수 있다” 등 위로와 응원이 이어졌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사망원인통계 결과’를 보면 2022년 국내 자살 사망자 수는 1만2000명을 넘어서 하루에 35명이 넘는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같은 해 OECD 표준인구 10만 명당 22.6명을 기록했다. 이는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OECD 평균은 10.6명이고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국가는 그리스(3.9명)다.
한국의 자살률은 1990년 초반까지 OECD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자살자 수도 1983년부터 1992년까지 연간 3000명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후 20년간 자살자 수가 급증했다. 1993년 4000명대였던 수치가 3년 뒤인 1996년 5000명을 넘어섰다. 한국은 2003년부터 가장 최근인 2022년까지 OECD 국가 중 19년 동안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성별로는 남성이 9019명으로 자살률 35.5명이었고 같은 기간 여성은 3887명으로 자살률 15.1명이었다. 연령대 자살률은 80대가 60.6명으로 가장 높고 70대 37.8명, 50대 29.0명, 40대 28.9명, 60대 27.0명, 30대 25.3명, 20대 21.4명, 10대 7.2명 순이었다.
특히 연령별 5대 사망원인을 살펴보면 10대부터 30대까지(10대 42.3%, 20대 50.6%, 30대 37.9%) 극단적 선택 비율이 가장 높았다. 40대(20.2%)와 50대(9.4%)도 연령별 사망원인 중 극단적 선택이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전문가는 온라인상 소통의 장단점에 관해 설명했다. 임혁 한국정신건강복지학회 회장은 “자신의 감정을 온라인상에 털어놓았을 때 위로받는 한편 부정적인 의견이 나올 수도 있다”며 “자존감을 잃은 상태에서 타인의 의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위로의 의미가 담긴 노래는 충분히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다. 임 회장은 “가수가 자기 경험이나 진정성을 담은 노래를 부르고 청중이 그 노래를 들었을 땐 충분히 우울한 감정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며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고 위로받으면서 동시에 치유적인 효과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회장은 “현재 국가도 국민정신건강기본계획에서 자살률 감소를 위해 생명 존중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움직임을 활발히 하고 있다”며 “지역마다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있고 그곳에선 관련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므로 (우울감을 느끼는) 많은 분들이 제도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