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무 사의 尹 수용, 이종섭 조기 귀국…비례공천 뇌관은 여전
- 이철규 “비례공천 과정 깜깜이”
이른바 ‘회칼 테러’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 20일 사퇴했다. ‘도주대사’ 논란을 일으켰던 이종섭 호주대사도 조만간 귀국하기로 하면서 수습 모드로 들어가는가 했지만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금 폭발하면서 당정갈등은 또다른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받던 중 출국한 이종섭 주호주대사도 조만간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사는 오는 25일부터 개최되는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을 위해 이번 주 중 국내에 들어와 공수처에 신속한 조사를 촉구하는 입장을 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경기 안양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 및 거리 인사에서 “이종섭 대사가 곧 귀국한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에 있었던, 여러분이 실망하셨던 황상무 수석 문제라든가 이종섭 대사 문제, 결국 오늘 다 해결됐다”면서 “선거를 앞두고 국민 여러분의 민심에 더 귀 기울이고, 더 겸손한 자세를 보이는 것만이 우리 책임을 다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운명공동체”라며 갈등 봉합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 해결됐다”는 한 위원장의 말과 달리 여진은 남아있다. 여당 일각에선 이 대사의 귀국을 넘어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가 하면 용산을 향해 ‘태도 변화’, ‘국정기조 수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경기 권역 선대위원장인 김학용(경기 안성) 의원은 20일 CBS 라디오에 나와 “수도권이 이런 적이 없다. 어느 한 이슈가 터져서 15%, 10%가 이렇게 하루, 이틀에 급락을 거듭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이 대사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경기 지역 한 후보는 “단순히 이종섭·황상무 논란이 문제가 아니라 사태가 벌어진 뒤 수습하는 대통령실 태도의 문제”라며 “누가 문제를 제기하면 ‘살펴볼게’라고 해야지 이성적 논리를 따질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당정 갈등의 또다른 뇌관이었던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갈등도 다시금 표면화됐다. 비대위원 2명 포함, 호남 ·당직자 홀대 등 내용적 측면과 함께 비례후보 명단을 당 지도부가 공식 발표 직전에야 대통령실에 통보한 데 대해 대통령실은 상당한 불쾌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윤계 핵심 이철규 의원은 이날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비례대표 공천은 그 진행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면서 “당초 국민의힘 공관위에서 비례대표를 고심해서 결정한 후 국민의미래로 이관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지도부에서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례 명단 문제를 공식 제기했다.
이날 국민의힘 광주 지역구 후보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호남출신 후보가 25% 이상 포함되도록 비례 명단 조정을 요구하며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선거운동 중단 및 후보 사퇴 등 중대 결단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종섭 귀국을 둘러싼 일련의 논란을 한 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2차 약속대련’ ‘지지율 올리기 위한 쇼’라고 평가절하하며 “한 위원장과 후보들은 이 대사 임명 철회를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채상병 특검 처리에 협조해 진정성을 보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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