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 역' 정일우 "안아주고픈 저 만의 '몰리나' 그리고 싶었어요"

김정한 기자 2024. 3. 2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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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에 동성애자 '몰리나'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정일우가 "연약하면서도 강하고, 슬프면서도 긍정적이고, 궁극적으로 안아주고 싶은 여성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20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일우는 이번 작품에 대해 앞서 같은 역을 맡았던 적이 있는 정문성 배우에게 "내 인생의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역할"이라는 조언을 듣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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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몰리나 역 정일우 라운드 인터뷰
정일우 배우. (PRS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에 동성애자 '몰리나'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정일우가 "연약하면서도 강하고, 슬프면서도 긍정적이고, 궁극적으로 안아주고 싶은 여성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20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일우는 이번 작품에 대해 앞서 같은 역을 맡았던 적이 있는 정문성 배우에게 "내 인생의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역할"이라는 조언을 듣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는 1976년에 발표된 아르헨티나 작가 마누엘 푸익의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페론 군사독재 정권하에서 수형생활을 하는 혁명가 '발렌틴'과 그에게서 정보를 빼내라는 비밀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동료 수형자인 동성애자 '몰리나'가 극을 이끌어간다.

삶의 지향이나 모습이 상반된 두 사람이 좁은 감옥 안에서 티격태격하며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사랑도 나누게 되지만, 결국 죽음으로 향한다. 사회 비판과 성소수자 문제를 다루면서 노골적인 애정 표현으로도 논란을 일으킨 작품이다.

정일우는 '몰리나'라는 배역에 대해 "처음엔 낯설고, 무섭고,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가장 두려웠고 몰리나의 맹목적인 사랑이 처음엔 뭔지 몰라 당황했다"며 "거듭된 연습과 몰입을 통해 상대역 발렌틴의 부족함을 채워주려는 몰리나의 다른 차원의 사랑, 모성애에 가까운 사랑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몰리나 역의 연기를 위해서 영화 '대니쉬 걸'과 '패왕별희'를 많이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계속 무대에 서다 보니 어느덧 "내가 가장 몰리나 다운 연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웃었다.

'거미 여인의 키스' 공연 포스터(레드앤블루 제공)

정일우는 이번 작품이 캐릭터에 대한 이해를 포함해 연습 과정이 쉽지는 않았고, 거의 두 달 반 동안 혜화동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연습에 매달렸다고 했다. 지금은 매회 공연하며 조금씩 부족한 점을 찾아내는 묘미도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작품은 이념이나 성향을 떠나 사랑에 대한 순수함과 애절함을 보여주려는 뚜렷한 메시지가 있다"며 "몰리나를 통해 이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일우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선 "연극뿐 아니라 다양한 작품에서 도전하고 싶다"며 "배우는 안주하지 않고 발전해야 롱런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연극 활동에 대해 "배우는 무대에 서야 한다고 많이 들었는데, 같은 생각이다"며 "특히 소극장은 작은 공간이지만, 공연을 할 때면 한없이 커 보이고, 배우들 역시 관객들의 에너지를 직접 느낄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고 말했다.

한편,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는 예그린 씨어터에서 31일까지 공연된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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