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전속결' 의대 증원, 지역의료 방점…국립대 200명으로 확대(종합)

신하영 2024. 3. 2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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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제주대 뺀 국립대 7곳 정원 200명으로 늘려
복지부 “지자체와 협력해 지역 필수의사제 추진”
의대 지역인재전형 2100명 이상으로 증가 전망

[이데일리 신하영·김윤정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 배정은 지방 의료 살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늘어난 정원의 82%를 지방에 집중배정, 각 지역 내에서 응급·중증 진료가 가능하도록 의료 기반을 확충하겠다는 취지다. 정부가 인구가 적은 강원대(132명)·제주대(100명)를 제외한 7개 국립대의 정원을 200명으로 확대한 게 이를 뒷받침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정원 증원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의대 배정 발표 속전속결

20일 정부의 의대 증원 배정 발표는 최근 의료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악화된 여론을 돌리려는 ‘국면 전환’용이란 해석에 무게가 쏠린다. 당초 정부는 4월 중하순까지 정원 배정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이를 4월 초, 3월 말로 조정하더니 결국 20일로 앞당겨 발표했다. 이는 대학별 추가 정원 규모로 여론의 관심을 돌리는 한편 ‘의대 2000명 증원’을 기정사실로 만들기 위해서란 분석이 나온다.

교육계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의료사태가 장기화하자 국면 전환을 위해 배정 결과 발표를 앞당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배정 결과 발표는 정부가 지난 15일 의대정원 배정위원회를 가동한 지 5일 만에 이뤄졌다.

증원 배정은 ‘지역의료’ 강화에 방점

이번 의대 증원 배정은 1998년 이후 처음 이뤄지는 것이다. 정부는 27년 만에 늘어난 의대 정원을 대부분 지역의료 기반 확충을 위해 배정했다. 인구가 적은 강원대(132명)·제주대(100명)를 뺀 경북대·경상국립대·부산대·전북대·전남대·충북대·충남대 등 7곳의 정원을 200명으로 확대한 게 대표적이다.

보건복지부는 의대 졸업지역이 지방일 경우 해당 지역에서 근무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의 2022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의대 졸업지역이 지방일 경우 비수도권 지역에서 근무할 가능성이 2.1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문의 수련지역이 비수도권일 경우 이런 가능성은 12배로 상승한다.

다만 의대 졸업 후 수도권에서 인턴 수련을 받는 인원이 절반에 가깝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2023년 지방 의대 졸업생 1만9408명 중 9067명(46.7%)이 수도권 의대 병원에서 인턴 수련을 받았다.

조승연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인천시의료원장)은 “지역에서 아무리 의대생을 뽑아도 졸업 후 서울로 올라오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이를 막을 방법은 지역의사제, 공공의대인데 최소한 지역 국립대 병원이라도 연계해 이를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 국립대 의대 신입생의 절반 정도는 지역필수의사로 선발, 의무복무 등을 장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런 지적을 감안해 “지역 필수 의사제를 도입하겠다”며 “지방자치단체도 동참해 의사들이 지역에 장기간 거주하면서 근무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의대 지역선발전형 확대 예고

의대 지역인재선발전형 확대도 예상된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지역인재 선발전형을 60%로 확대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인재전형은 지역 학생들의 수도권 이탈을 완화하기 위해 2014년 도입, 2016학년도 대입부터 시행됐으며 2023학년도부터 의무화됐다. 지방 의대는 이에 따라 2023학년도부터 신입생의 40%를 지역인재로 충원하고 있다. 인구 규모가 적은 강원과 제주만 예외적으로 20%를 적용한다.

교육계는 지역인재전형 선발 인원이 2100명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25학년도 대입전형 기본계획에 담긴 지역인재전형 선발 인원 1068명에서 2배가량 증가하는 것이다.

지역인재 선발 확대로 지방으로 유학하는 수요는 증가할 전망이다. 지역인재전형에 지원하려면 지방대학이 위치한 지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해야 한다. 다만 2028학년도 대입부터는 고등학교(해당 지역)는 물론 중학교(비수도권)까지 총 6년을 지방에서 나와야 하는 것으로 지원요건이 강화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역인재전형 확대로 지역간, 일반전형과 지역인재전형 간 합격선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하영 (shy11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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