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처의 부모 무덤 ‘파묘’해 유골 은닉

평소 재산분할로 전처 가족과 갈등
檢, 분묘발굴·유골은닉 혐의 징역 2년 구형

검찰.[연합뉴스]

제주에서 전처(妻)의 부모 무덤을 파헤쳐 유골을 은닉한 60대가 법정에 섰다.

제주지방법원 형사3단독(전용수 판사)는 20일 분묘발굴·유골은닉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65)에 대한 첫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월 3일 오전 4시 제주시 해안동 소재 공동묘지에 묻힌 전처의 아버지·어머니 무덤 2기를 몰래 발굴한 뒤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 인근에 묻어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미리 준비한 관으로 유골을 담은 후 유수암 인근에 묻었다.

부모님의 무덤이 파헤쳐졌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수사 끝에 지난달 10일 A씨를 긴급체포했다. 하지만 A씨는 유골을 은닉한 장소를 밝히지 않았고, 결국 경찰이 A씨의 휴대전화를 분석한 끝에 같은 달 12일 유골을 찾아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평소 재산분할 소송으로 전처 가족과 다퉜고, 이 과정에서 파묘를 하겠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좋은 곳으로 이장하면 좋다더라”라고 진술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A씨가 재산 문제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반면 A씨의 변호인은 “분묘발굴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면서도 “유골은닉이 아니라 보관이다. 실제 유골을 이용해 유족들에게 협박하려는 의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전용수 판사는 다음 달 17일 선고공판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