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를 기리며…" 천안함 용사 후배 고교생들의 추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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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형편이 어려워 돈을 벌어야 하는 제자가 군대 갈 때 일반 사병이 아닌 해군 부사관을 권했는데, 천안함 피격 사건이 나니 내가 못 할 짓 했구나 싶더라고요."
제9회 서해수호의 날을 이틀 앞둔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삼일공업고등학교에서 열린 고(故) 박경수 상사의 추모식이 끝난 뒤 이 학교 김동수 교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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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가정형편이 어려워 돈을 벌어야 하는 제자가 군대 갈 때 일반 사병이 아닌 해군 부사관을 권했는데, 천안함 피격 사건이 나니 내가 못 할 짓 했구나 싶더라고요."
제9회 서해수호의 날을 이틀 앞둔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삼일공업고등학교에서 열린 고(故) 박경수 상사의 추모식이 끝난 뒤 이 학교 김동수 교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1999년 삼일공고를 졸업한 박 상사는 2002년 제2 연평해전 때 부상을 당하고,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전사했다.
제2 연평해전 당시 참수리 357정에 탔던 박 상사는 총탄을 맞고도 전투에 임해 참군인으로 칭송받았고, 이후 목발을 짚고 모교를 찾아 후배들 앞에서 전투상황을 증언했다.
그러나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전사해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산화자 6인 중 한 명으로 남아 있다.
김 교장은 "경수가 바다에 관심이 있어서 해양소년단을 했고 내가 해양소년단 지도교사를 해 자주 대화했다"며 "집이 어려운데 군대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내가 권유해 경수는 해군 부사관으로 입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2연평해전 때 트라우마로 배를 타지 않던 경수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승진을 목표로 다시 배를 타기로 결정했다"며 "'혼인신고만 한 아내한테 돈 벌어서 웨딩드레스 입혀주는 게 꿈'이라고 했는데 다시 탄 배가 천안함이었다"고 했다.
삼일공고는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매년 박 상사를 기리기 위한 추모행사를 해왔다.
올해는 지난 18일부터 오는 22일까지를 추모주간으로 정하고 서해수호 55용사 무드등 만들기, 나라사랑 편지쓰기 등을 하고 있다.
이날 삼일공고 체육관에서 열린 추모식에는 학생 350명과 학부모, 총동문회장, 경기남부보훈지청장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추모영상 상영, 추모편지 낭독, 추모사 등 순서로 진행됐다.
김 교장은 "박 상사의 고귀한 국가수호 정신을 기리고 안보의식 확립과 올바른 국가관 형성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추모행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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