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핵심 이철규 “비례 공천 투명하지 않았다…지도부 약속 안 지켜”

2024. 3. 2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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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당일까지 몰랐다”…윤재옥 통해 “함께 갈 수 없다” 전달
주기환·민영삼 등 비례 추천…“문제 제기한 바 전혀 없다”
“한동훈, 과거 비대위원이 비례 가면 안 된다고 했었다”
윤-한 갈등 해석엔 선 그어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현안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여권의 친윤 핵심이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인 이철규 공동인재영입위원장이 20일 “비례대표 공천은 그 진행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고 공개 반발했다. 이 위원장은 비례대표 후보 명단 발표 직전까지 내용을 알지 못했다며 일각의 사천(私薦)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당시 윤재옥 원내대표를 통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이렇게 협의 없이 극단적으로 밀실에서 (공천이) 이뤄지면 어떻게 함께 하겠나”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둘러싼 갈등과 관련해 자신에게 제기된 사천 의혹을 적극 부인했다. 그러면서 “당초 국민의힘에서는 비례대표를 국민의힘 공관위에서 고심해 결정한 후에 국민의미래로 이관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위원장,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 등 호남 출신 인사를 후보로 추천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당헌·당규에 따른 것이었다며 사천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앞서 이 위원장이 특정 인사의 비례 당선권 순번 배치를 요구했으며, 받아들여지지 않자 한 위원장에게 항의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 위원장은 “당헌·당규에 근거해서 비례 추천과 관련해 비대위원장, 사무총장 그리고 국민의미래 공관위원장에게 당을 위해 헌신한 분들, 특히 호남 지역 인사와 노동계, 장애인, 종교계 등에 대해서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위원장이 반대하는 분은 전부 다 논의됐고, 다 제외하기로 동의가 이뤄졌다”며 “발표 직전까지 제가 추천한 인재들에 대해 안 된다고, 제외된다고 제가 이견을 제시하거나 문제를 제기한 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왜 국민의힘 공관위가 국민의미래 공천에 관여하느냐, 월권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다면 한동훈 위원장도, 장동혁 사무총장도 모두가 월권이고 잘못”이라며 “오히려 장 사무총장은 참여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현안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이 위원장은 약 45분간 진행된 회견에서 사실상 한 위원장과 장동혁 사무총장이 비례대표 공천을 주도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3월18일 월요일 오전에 기자분들께서 오후 2시반경 비례대표 공천 발표가 있다면서 그 소식에 기초해서 제게 취재가 들어왔다”며 “저는 그 때까지 발표하는지, 최종 정리된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 파악을 위해 비대위원장과 사무총장, 국민의미래 공관위원장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자 전화 돌렸지만, 하나같이 한 분도 전화 받지 않았다”며 “부득이 당 서열 2위인 윤재옥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드려서 호남권 인사 배제, 사무처 당직자 배제라는 잘못된 비례 공천을 바로잡아주기를 건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윤 원내대표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협의가 다 된 거 아니냐’는 질문이 있었고, 저는 ‘그런 게 없었다’고 했다”며 “저는 몇몇 사람에 대해 추천한 바 있지만 심의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윤 원내대표에게 ‘이렇게 협의 없이 극단적으로 밀실에서 (공천이) 이뤄지면 어떻게 함께 하겠나, 함께할 수 없다’고 한 것도 맞다”며 “바로 잡아주길 바라는 충정이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취재진과 주고받은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주 전 위원장, 민 원장 등 일부 후보를 호남·당직자 등 몫으로 추천한 배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비례 당선권 순번에 김예지·한지아 비대위원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부적절하다고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과거에 한 위원장이 (제게) 비대위원은 비례로 가면 안 된다고 하긴 했었다”고 답했다.

다만 비례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 갈등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에는 “이것을 침소봉대하고, 당과 용산 간 대리전인양 왜곡하는 건 공감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건 제 개인의 인격 문제”라며 “제가 받아적는 하수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총선을 20여일 앞두고 공천 갈등이 터져나온 것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민주당의 이재명 같은 제왕적인 대표를 보유한 정당인가. 아니지 않나”라며 “고치려고 노력했는데 안 돼서 호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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