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한 딸 대신 청소·빨래... 생활비 30만원 달라는게 무리인가요”

이혜진 기자 2024. 3. 2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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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에 고민 올린 50대 엄마

“딸에게 생활비를 받는 게 이상한가요?” 취업은 했지만 독립하지 않은 사회초년생 딸의 방을 청소해주고 빨래를 해주면서 생활비 30만원을 요구한 엄마의 고민이다.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딸을 둔 50대 여성이라 밝힌 A씨의 이같은 사연이 전해졌다. 이 여성은 최근 취업해 월급 190만원을 받는 딸을 두고 있는데 딸은 아직 A씨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씨는 딸 대신 집안일을 하면서 생활비 30만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A씨는 “딸이 입이 툭 튀어나와 있는 게 제가 매달 30만원씩 내라고 해서 그런 것 같다”며 “어차피 혼자 나가서 살려면 월세에 매달 90만원씩은 깨질 텐데 그냥 60만원씩 달라고 그래 볼까”라고 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민경

짧은 글이었지만 순식간에 네티즌들의 의견이 쏟아졌다. 딸의 입장을 옹호하는 의견이 다수였다. 이들은 “이제 돈 벌기 시작했는데 생활비를 받으면 돈을 어떻게 모아서 시집을 가겠나” “자식들이 최대한 돈을 모을 수 있을 때가 부모님과 같이 살 때다” “자식을 생각한다면 버는 돈은 저축하게 두고 용돈을 줘서 증여세 없이 재산을 물려줘라”라고 했다.

“60만원 달라고 하면 딸이 자취한다고 집 나갈 것” “그럴 거면 딸이 스스로 집안일을 하도록 시켜라” “나중에 딸이 병간호하면 간병비는 주실 건가”라는 의견도 있었다 했다.

반면 A씨에게 공감하는 이들도 있었다. “생활비 받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30만원 정도는 받을 수 있다. 낳고 키워줬는데 돈 벌면서 밥값은 내는 게 기본” “부모의 역할은 자식 책임지고 키워줬으면 끝나는 거다. 취업한 이후까지 지원할 필요 없고 부모 노후 신경 써야 한다” “언제까지 부모는 희생만 해야 하나”라고 했다.

비슷한 사연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종종 등장한다. 지난달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제 막 성인이 되어 아르바이트하면서 돈이 모이는 대로 독립하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 여성은 엄마가 ‘성인이 됐으니 생활비를 보태라’고 해 고민이라면서 엄마가 30만원이라는 액수를 제시했다고 했다. A씨는 “지금 당장 3만원도 큰돈인데, 막막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민경/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청년 둘 중 하나 ‘캥거루족’... 41.8%는 생활비 지원받아

지난해 11월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19~34세)은 55.3%(532만1000명)로 나타났다. 연령 별로 살펴보면 19~24세가 45.7%로 가장 많았지만, 경제 활동을 시작하는 25~29세와 30~34세도 각각 35%, 19.4%로 적지 않았다. 실제로 캥거루족 가운데 53.6%는 경제 활동을 하고 있으며 66.4%가 학업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9명(97.2%)은 미혼이었다.

캥거루족의 41.8%가 생활비를 위해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혼자 사는 청년(20.5%)의 약 2배였다. 나머지 54.2%는 본인의 일이나 직업으로 생활비를 마련했고, 1.8%는 금융자산·부동산·연금으로, 0.8%는 자녀 도움·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보조로 생활비를 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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