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30년 전 MLB 데뷔전서 쓴 글러브 끼고 '개막전 시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개막전 시구자로 초청된 박찬호(50)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문은 낡은 글러브 하나를 들고 기자회견장에 등장했다.
박찬호는 자리에 앉은 뒤 "이 글러브는 30년 전 내가 MLB 개막전에 썼다. 의미 있는 시구에 함께하고자 뜻깊은 물건을 가져왔다"며 설명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구 하나인데, 한 경기 다 던지는 것처럼 긴장돼…정말 뜻깊어"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개막전 시구자로 초청된 박찬호(50)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문은 낡은 글러브 하나를 들고 기자회견장에 등장했다.
박찬호는 자리에 앉은 뒤 "이 글러브는 30년 전 내가 MLB 개막전에 썼다. 의미 있는 시구에 함께하고자 뜻깊은 물건을 가져왔다"며 설명했다.
또한 "당시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구종을 노출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래서 글러브 제조사에서 오른손 검지를 가리기 위한 보호대를 새로 만들어줬다"면서 "보기에는 흉해도, 30년이 지난 오늘 이걸 다시 쓰게 될지 상상도 못 했다"고 했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시대의 개척자로 1994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입단한 박찬호는 그해 4월 9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 9회 등판했다.
이미 팀이 0-4로 끌려가던 상황이었고, 직구와 슬라이더밖에 던지지 못하는 '풋내기 강속구 투수'였던 그는 1이닝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을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한국인 최초의 빅리거가 탄생한 순간이며, 그로부터 30년의 세월이 지나 이제 한국은 MLB 개막전을 개최할 만큼 야구 강국이 됐다.
박찬호는 당시 경기를 떠올리며 토미 라소다 전 다저스 감독과 추억도 한 조각 꺼내서 천천히 음미했다.
그는 "처음 메이저리그 경기에 등판한 날 2점을 내줘서 개인적으로는 부끄러웠다. 그런데 라소다 감독님이 더그아웃 앞에서 안아주면서 공을 하나 주시더라. '이걸 왜 주셨지' 하는 의구심이 들었고, 나중에 라소다 감독님이 '한국 선수가 처음 MLB에서 잡은 삼진 공'이라고 해주셨다. 그 이후부터 모든 물건을 소장하는 습관을 갖게 됐다"고 소개했다.
MLB에서 챙긴 124승의 모든 승리 기념구를 보관하고 있는 박찬호는 공주 박찬호기념관에 이를 전시 중이다.
이날을 위해 챙겨온 글러브 역시 박찬호기념관 소장품을 특별히 가져온 것이다.
박찬호는 "아침부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시구 하나 던지는데, 마치 한 경기 다 던지는 걸 앞둔 것처럼 긴장됐다"면서 "제가 성장해서 한국야구 발전과 (MLB 개막전을 서울에서 하는) 역사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노모 히데오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노력할 수 있었다. 이후로 수많은 아시아 선수가 MLB에 왔다. 더 많은 아시아 선수가 꿈꾸고 성장해 많은 열매를 맺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박찬호는 이날 다저스를 '첫사랑'에 비유했다.
현재 샌디에이고 고문으로 일하고 있어서 마치 '우산 장수와 짚신 장수 어머니'처럼 한쪽을 응원하기 어렵다.
박찬호는 "오늘 경기는 누가 이기는지는 의미가 없다. 한국에서 역사적인 경기가 펼쳐지는 것이고, 한국인에게 최고의 명승부가 열렸으면 한다"고 바랐다.
4bun@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학창 시절 후배 다치게 한 장난…성인 되어 형사처벌 부메랑 | 연합뉴스
- 아내와 다툰 이웃 반찬가게 사장 찾아가 흉기로 살해 시도 | 연합뉴스
- 원아 머리 킥보드로 때렸던 유치원 교사, 다른 원생 11명도 폭행 | 연합뉴스
- 성폭력 재판 와중에 또 악질 성범죄…변명 일관한 20대 중형 | 연합뉴스
- 주행기어 상태서 하차하던 60대, 차 문에 끼여 숨져 | 연합뉴스
- '백설공주' 주연배우 제글러, 트럼프 욕했다 역풍…결국 사과 | 연합뉴스
- 페루서 독거미 320마리 밀반출하려다 20대 한국인 체포돼 | 연합뉴스
- 타이슨, '핵주먹' 대신 '핵따귀'…폴과 대결 앞두고 선제공격 | 연합뉴스
- 김준수 협박 금품 갈취한 아프리카TV 여성 BJ 구속 송치 | 연합뉴스
- 의문의 진동소리…옛날 가방 속 휴대폰 공기계 적발된 수험생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