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조기 귀국'에 난감한 공수처, 소환하기도 안 하기도 '부담'
소환 시 '면죄부' 비판 우려도…김선규 처장 대행 복귀 변수로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조기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조사를 위해 귀국까지 한 이 대사를 소환하지 않을 경우 여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늑장 수사' 비판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반면 해병대사령관 등 사건 관계인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정점'인 이 대사에 대해 확인할 내용이 많지 않다. 자칫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공수처장 대행에 복귀한 김선규 수사1부장 검사의 의중이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 '이종섭 소환' 딜레마 빠진 공수처…추가 조사 어려울 듯
20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사는 오는 25일 열리는 외교부 방산 협력 공관장회의 참석을 위해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내달 총선 이후 귀국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피의자 도피' 논란이 불거지면서 귀국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사가 귀국 후 공수처에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입장을 밝힐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는 전날 공수처에 조사기일 지정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 대사의 갑작스러운 행보에 공수처는 딜레마에 빠졌다. 소환하기도, 안 하기도 난감한 상황이다.
우선 정치권을 중심으로 소환 촉구 목소리가 나오지만, 이른 시일 내 조사를 벌이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이 대사 혐의가 직권을 이용해 부하 직원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직권남용 등)인 만큼 김계환 해병대사령관과 국방부 감찰단 등 주요 사건 관계인과 실무진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1월 국방부 압수수색 이후 핵심 관계인 조사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공수처는 지난 7일 출국 전 이 대사를 소환했지만 4시간가량의 '약식 조사'를 하는 데 그쳤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윗선을 중심으로 수사할지, 아랫선부터 혐의를 다져나갈지 판단은 수사팀이 하는 것이지만 고위공직자라는 신분과 직권남용 혐의를 고려하면 실무진을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게 우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 소환 시 '면죄부' 비판 우려…"피의자 소환 촉구 부적절" 지적도
해외에서 근무하는 재외공관장 신분을 고려해 소환을 강행할 경우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공수처는 아직 이 대사를 조사할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조사에서도 이 대사에 대한 혐의를 특정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두 차례 조사를 받고도 혐의가 특정되지 않는다면 공수처의 수사 역량이 부족하거나 무리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게 된다.
피의자인 이 대사의 소환 촉구는 수사팀이 고려할 사안이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앞서 진행된 수사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태여 수사팀이 부를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는 "강제수사에 따른 압수물 분석과 참고인 조사 등 절차에 따라 수사가 진행되어야 한다"며 "피의자가 출석하겠다고 해서 즉시 조사에 돌입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 김선규 수사1부장 검사 처장 대행 복귀…소환 시점 변수 되나
일각에서는 이날 공수처 업무에 복귀한 김선규 수사1부장 검사가 또다시 처장 대행을 맡게 된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내놓는다.
이 대사 소환을 두고 공수처와 대통령실이 대립하는 구도가 만들어진 가운데 김 부장검사가 수사를 총괄하는 사실상 '공수처 1인자'를 맡게 된 데 따른 것이다.
김 부장검사는 검찰 출신으로 대검 중수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 이른바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된다. 그는 2013년 윤석열 대통령이 당시 여주지청장으로 중징계를 받을 당시 검찰 내부망에 징계 철회를 주장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사 임명을 두고 "고발 내용을 검토한 결과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공수처 측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 및 차장 직무대행 규정'에 의거했다"며 김 부장검사의 대행 선임 배경을 밝혔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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