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웃음 없이 취재진 앞에 선 이강인 “실망시켜드려 죄송, 팀에 도움되는 모범적인 선수될 것”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이 한국 축구를 흔들었던 ‘탁구 사건’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강인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축구대표팀 공식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앞으로는 좋은 축구선수 뿐만 아니라 더 좋은 사람, 그리고 팀에 더 도움이 되고 모범적인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지난달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 4강전을 하루 앞둔 저녁시간 탁구를 치다가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물리적으로 충돌한 사실이 드러나 큰 충격을 안겼다. 이강인이 직접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손흥민에게 사과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최근까지 그를 둘러싼 여론은 부정적이었다.
실제로 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이강인을 대표팀에서 빼야 한다는 의견이 40%가 넘었다. 특정 선수 선발에 대한 반대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로 하극상에 대한 반감을 짐작하게 만들었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강인을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태국과 2연전(21일·25일)을 앞두고 선발하면서 “(여론의 분위기에) 공감한다. 운동장에서 일어난 일은 빨리 푸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이유다.
이강인도 이날 훈련을 앞두고 공개 사과에 나서게 됐다. 이강인은 훈련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일단 이렇게 많이 찾아와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리고, 먼저 이렇게 기회를 주신 황선홍 감독님께 감사 인사드린다”며 “아시안컵 기간 동안 너무 많은 사랑과 관심, 그리고 많은 응원을 해주셨는데 그만큼 보답하지 못하고 실망시켜드려 죄송하다”고 국민들에게도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이번 기회로 너무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다. 모든 분들의 목소리가 저한테 너무 앞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고, 많은 반성을 하게 되는 기간”이라며 “앞으로는 좋은 축구 선수 뿐 만이 아니라 더 좋은 사람, 그리고 팀에 더 도움이 되는 모범적인 선수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대한민국 축구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주장 손흥민도 “강인이가 모든 선수들 앞에서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 선수들도 그 부분을 잘 받아들였기에 한 팀으로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사과하는 것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강인이도 이 실수를 통해 더 단단해질 것이라 본다. 더 멋진 선수, 더 멋진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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