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근로자와 소통하려고" 베트남어 배우는 충북 보은 농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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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군 삼승면 주민들의 사랑방 격인 삼승행복센터에는 요즘 밤마다 베트남어를 배우는 면학 열기가 뜨겁다.
지난 11일 이곳 주민자치위원회가 개설한 '맞춤형 베트남어 강좌'에 머리 희끗희끗한 중년의 수강생들이 모여 더듬더듬한 발음으로 '씬짜요'(안녕하세요), '깜언'(감사합니다) 등 생활언어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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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보은군 삼승면 주민들의 사랑방 격인 삼승행복센터에는 요즘 밤마다 베트남어를 배우는 면학 열기가 뜨겁다.
지난 11일 이곳 주민자치위원회가 개설한 '맞춤형 베트남어 강좌'에 머리 희끗희끗한 중년의 수강생들이 모여 더듬더듬한 발음으로 '씬짜요'(안녕하세요), '깜언'(감사합니다) 등 생활언어를 배운다.
대부분 주경야독에 나선 농민들이다.
이들은 일손 구하기가 힘들어지자 지난해부터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도움을 받아 농사를 짓고 있다.
작년에도 베트남과 필리핀에서 190명의 계절근로자가 들어와 석 달간 부족한 일손을 메꿨다.
이 지역에 정착한 결혼이주여성 등이 농장을 오가면서 통역해 주는 경우도 있지만 외국인 일꾼을 고용한 농장주가 겪는 가장 큰 애로는 언어 문제다.
의사소통이 자유롭지 않다 보니 답답할 때가 많고 일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도 더디다.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농민들이 직접 베트남 배우기에 나섰다.
매주 3차례 2시간씩 진행되는 강좌는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이 강사로 나서 간단한 인사법과 단위 세는 법, 농기구 명칭 등을 가르친다.
사과 농사를 짓는 김모(58·여)씨는 "외국인 농부와 일하다 보면 언어장벽 때문에 여간 답답한게 아니다"며 "의사소통을 위해 간단한 단어라도 배우려고 애쓰는 중"이라고 말했다.
주민자치위원회는 4월 26일까지 베트남어 강좌를 진행한 뒤 수요조사를 거쳐 영어나 캄보디아어 강좌도 운영할 예정이다.
김명례 주민자치위원회장은 "애초 10명 안팎을 모집하려던 강좌에 농민들이 몰려 지금은 16명이 수업하고 있다"며 "예상외로 반응이 좋아 다른 국가 언어 강좌 추가 개설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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