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연주에 요동친 뇌파, 금빛 부조로 빚어내다…배영환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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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나 주로 접할 수 있는 뇌파 데이터가 예술로 승화될 수 있을까.
배 작가는 뇌파 측정기를 낀 채로 데이비드 보위의 '스페이스 오디티', 닐 영의 '하트 오브 골드', 핑크 플로이드의 '위시 유 워 히어' 등 팝송 3곡을 기타로 연주한 뒤 이때 발생하는 자신의 뇌 파장 데이터를 수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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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병원에서나 주로 접할 수 있는 뇌파 데이터가 예술로 승화될 수 있을까.
서울 성북구 BB&M 갤러리에서 21일부터 열리는 배영환 작가 개인전 '소 니어 소 파'(So Near So Far)는 바로, 이 뇌파를 화려한 황금빛 부조(浮彫)로 풀어냈다.
작업 방식부터 독특하다.
배 작가는 뇌파 측정기를 낀 채로 데이비드 보위의 '스페이스 오디티', 닐 영의 '하트 오브 골드', 핑크 플로이드의 '위시 유 워 히어' 등 팝송 3곡을 기타로 연주한 뒤 이때 발생하는 자신의 뇌 파장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 데이터를 3D 프린터에 입력하고, 코딩을 거쳐 울퉁불퉁한 산악 지대처럼 등고선이 도드라지는 부조로 제작했다. 여기에 보라색과 초록색 등 뇌파별 대표 색상을 입히고 금박을 찍어 완성했다.
연주의 난이도에 따라 집중해야 하는 어려운 구간에서는 이른바 스트레스파가 발생하고, 연주가 잘 되는 부분에서는 또 다른 이완기 뇌파가 감지되기 때문에 작품마다 제각기 다른 결과물이 탄생하게 된다.
기타 연주와 뇌파 수집 과정은 로드무비 형식의 영상으로도 남겼다.
작가는 "'스페이스 오디티'는 자신이 낯설어지는 순간, '하트 오브 골드'는 변치 않는 마음을 찾겠다는 의지, '위시 유 워 히어'는 이 모든 것을 겪은 뒤 당신과 함께하고 평온하고 싶다는 이야기"라며 "세 곡이 나름대로 정신적 로드무비의 형식을 갖고 있고, 사적으로도 굉장히 좋아하는 노래라서 선정했다"고 말했다.
몇몇 작품에서는 금박 능선 아래 팝송 가사가 깔려있다.
이는 각 노래의 가사를 배 작가가 직접 한글로 푼 것을 다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영어로 바꾼 것이다.
그는 "데이비드 보위와 제 생각이 큰 맥락은 같을지 몰라도, 일치하지는 않는다"며 "제 식대로 (번역하면서) 일종의 지성을 교류하고 다른 감성으로 공유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배 작가는 이전에도 뇌파를 주제로 작품을 선보여왔다.
2010년에는 개인전 '오토누미나'를 통해 병원에서 측정한 자신의 뇌파 그래프에 영감을 받아 만든 도자기 오브제와 목조각을 공개한 바 있다.
이번 전시를 이를 좀 더 심화시켜 뇌파 데이터를 아예 코딩을 통해 3차원으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뇌파 소재 부조들과 함께 새 설치 작품 '처음처럼'도 함께 전시됐다.
흑경 위에 부서진 병 조각과 자개 장식을 덧댄 더블넥 기타, 턴테이블을 올렸다. 턴테이블 위에서 사람 머리만 한 돌덩이가 쉼 없이 돌아간다.
배 작가는 "제 두개골과 비슷한 돌 위에 (축음기) 바늘이 얹어지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딱딱하게 굳어진 생각이 풀려나가며 흐르는 모습을 표현하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5월 4일까지.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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