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오디세이,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엠블록레터]
업계에서는 아마도 스타벅스가 NFT 프로젝트를 정식으로 운영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점치고 있어요. 다음을 위해 베타버전을 종료한다고 말했지만 실상은 오디세이 프로그램 커뮤니티 리더를 해고했거든요.
이전 레터에서는 스타벅스의 NFT 멤버십이 무엇인지, 어떤 혜택을 주는지 다뤘다면 이번엔 스타벅스가 NFT를 시작한 배경에 대해 조금 더 깊이있게 다뤄볼게요. 승아와 함께 스타벅스 오디세이를 다시 한 번 살펴보시죠🙌
스타벅스 인베스터데이는 스타벅스의 CEO와 임원들이 2년에 한 번 투자자들에게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는 행사인데요. 스타벅스에게 매우 중요한 행사예요. 이때의 발표 내용에 따라 주가가 큰폭으로 오르내리기도 해요. 더군다나 22년에는 중국 락다운 피해, 노조 이슈 등으로 인해 주가가 연간 20% 이상 하락하고 있었거든요. 스타벅스의 성장도 이제 끝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었죠.
이 때 신임 CEO로 등장한 락스만 나라시만이 혁신 계획을 발표하고 향후 3년간 연 매출 성장 10~12%를 제안하자 분위기가 쇄신됐어요. 이어진 브래디 브루어 최고 마케팅 책임자의 발표에서 디지털을 통한 더 깊은 고객과의 연결의 일환으로 ‘스타벅스 오디세이’가 소개되었죠.
공개된 오디세이는 스타벅스 회원이 대화형 게임이나 커피와 스타벅스와 관련된 챌린지에 도전하면 NFT로 보상을 받는 형태가 주 골자였습니다. 이렇게 모은 NFT는 오디세이 홈페이지, 니프티게이트웨이에서 판매하거나 구매할 수도 있고요.
미국 베타 테스터 그룹만을 대상으로한 오디세이의 인기는 정말 대단했는데요. 한국에서 VPN을 사용한 우회 접속으로 테스터를 신청하기도 했다고. 넷플릭스를 보기 위한 것도 아닌 테스터에 선정되기 위해서라니 그 인기를 알 만하죠?
오디세이는 NFT라는 단어에 익숙하지 않은 기존 스타벅스 리워드 고객을 위해 ‘스탬프’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관련한 일련의 과정을 ‘여정’이라고 표현하는 등 기존 NFT 업계에서 볼 수 없던 섬세함을 보여주기도 했어요. 이런 점 때문에 잘 구현된 NFT 프로젝트의 표본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2023년 3월 첫 발행한 백달러 가격의 NFT 2천장은 18분만에 완판되고 2차 판매도 활발했어요. 그 후로도 다양한 NFT를 출시했고요.
이들의 성공은 스타벅스 코리아에서도 아시아 최초로 NFT 에코프로젝트 ‘STARBUCKS STAR★LIGHT’를 시행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왜 이름이 스타벅스 오디세이가 아니냐구요? 한국의 스타벅스는 스타벅스 인터내셔널와 신세계 그룹이 합작해 만들었지만 21년 스타벅스 인터내셔널이 지분을 모두 매각해 별도 법인으로 봐야 해요. 그래서 스타벅스 본사의 프로젝트는 폴리곤 기반으로 다양한 NFT 수집, 혜택, 커뮤니티에 집중한 반면 스타벅스 코리아는 환경과 NFT 보유에 집중하는 등 운영 방식이 사뭇 달랐어요. 오디세이에서는 절대 언급하지 않았던 NFT라는 키워드도 스타벅스 코리아에서는 적극적으로 사용했고요.
그는 NFT의 가치는 예술, 커뮤니티, 수익에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NFT를 활용하면 크리에이터에게 수익을 가져다 주며 예술활동을 지원할 수 있고, 브랜드를 알리는 활동을 고객과 함께 할 수 있고, 고객들을 서로 연결할 수 있다고요.
개인적으로는 스타벅스가 오디세이 즉, 디지털을 통해 고객들과 연결되는 것은 어쩌면 코로나로 인해 사라진 물리적 소통을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크리에이터의 예술을 응원하는 것, 수익은 협업 MD제작이나 이벤트 혹은 기존의 방식으로 충분히 진행할 수 있지만 브랜드 찐팬을 한 곳에 모으는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것은 처음이니까요. 코로나19 같은 팬데믹 상황이 없었다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일각에서는 아무리 베타 테스트이지만 공지 4일만에 디스코드 문을 닫은 것은 조금 급작스러운 것이 아니냐는 반응인데요. 오디세이 커뮤니티 리더 또한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전해지며 오디세이의 정식 런칭이 다가온 것인지 NFT 프로젝트를 접은 것인지 의견이 갈리고 있어요.
스타벅스가 오디세이를 통해 친화적인 웹3 프로젝트를 구현해 많은 귀감이 되었던 만큼, ‘그걸 굳이 NFT로 해야 해?’라는 질문에 답이 되는 행보를 보여주길 기대했는데요. 베타버전에서는 아직 그 답을 충분히 해내지 못한 것 같아요. 다양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기존 고객을 웹3로 온보딩 시킬 수 있다는 것은 아직 증명하지 못했으니까요.
아무래도 이런 파격적인 시도를 위해서는 스타벅스 앱 내에서 기존 고객들이 이게 웹3 기술을 적용한 것인지 여부도 모를만큼 매끄럽게 진행되어야겠죠. 이런 시도를 위해서는 기존 리워드 서비스를 NFT로 바꿨을 때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돈과 시간을 반드시 투자해야 할 만큼 매력적인지 오디세이를 통해 충분히 입증했어야 할테고요. 과연 NFT는 기존의 시스템을 바꿔야 할 만큼 파괴적 혁신으로 평가 받았을까요? 글쎄요. 스타벅스 내부에서는 어떻게 평가했을지는 모르겠지만 ‘굳이?’라는 물음에 자신있게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는게 저의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좋은 NFT 프로젝트였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말이에요.
이전 레터에서 스타벅스의 파트너(=바리스타)들을 웹3로 온보딩하는 교육 ‘프로젝트 스파크’를 소개했었는데요. 교육을 수료한 파트너에게 NFT를 지급해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의 프로젝트였어요. 만약 이대로 오디세이가 종료된다면 스타벅스가 말아주는 L2E를 맛볼 수 없을 것 같아 아쉽네요. 홈페이지에 공개된 Q&A 답변처럼 보다 발전된 프로그램을 위한 마침표이길 바래봅니다.
• 컴투스와 위메이드가 대표를 교체했습니다. 컴투스는 18일 남재관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습니다. 이주환 현 대표는 제작 총괄로 돌아가 게임 개발을 진두지휘할 예정입니다. 위메이드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어 창업자인 박관호 의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습니다. 장현국 전 대표는 위메이드의 부회장을 맡아 사업을 지원합니다.
전성아 엠블록 연구원(jeon.seonga@m-block.io), 김용영 엠블록 에디터(yykim@m-block.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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