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AI로 게임개발 혁신, 세계시장 잡겠다"
김택진, 글로벌경쟁력 강화 주력… "재미·장르·개발방법 새롭게"
박병무, 경영 효율화·M&A 집중…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 확보"
엔씨소프트가 27년만에 처음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하고 게임 경쟁력 강화와 내실 다지기를 동시에 모색해 글로벌 게임사로의 도약에 나선다. 김택진 CEO(최고경영자)는 게임 사업에, 박병무 내정자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내실 경영에 집중한다.
지난 27년간 김택진 단일 대표 체제로 사업을 영위했던 엔씨소프트는 오는 2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박병무 내정자를 공동대표로 세울 예정이다. 각 CEO의 전문성을 살려 직면한 위기를 극복함과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김택진 대표는 글로벌 게임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수년간 리니지 IP(지식재산권)를 바탕으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시장의 선두주자 자리를 지켜 왔으나 후발주자와의 간극이 많이 줄어들었고, 시장 경쟁력을 더욱 보강할 타이밍이라는 판단이다.
김택진 대표는 20일 열린 공동대표 체제 미디어 설명회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 가지에 집중할 것"이라며 "새로운 재미를 주는 게임과 글로벌을 타깃으로 한 게임을 개발하고 게임 개발의 새로운 방법을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이용자가 많은 MMO(다중접속) 장르를 RPG(역할수행게임) 외에도 슈팅, RTS(실시간 전략게임)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과 디자인 역량을 바탕으로, 리니지가 일으킨 MMORPG 열풍을 재연할 수 있는 '포스트 리니지'를 다른 장르에서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탈 리니지' 게임인 '배틀크러쉬'와 '프로젝트 BSS'도 연내 출시한다.
글로벌에서는 중국 대형 퍼블리셔와 함께 '블레이드 앤 소울 2'를 중국에 선보이고 아마존게임즈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쓰론 앤 리버티'(TL)를 출시한다. 소니인터렉티브와 IP 및 기술 협업도 추진하며 글로벌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진출을 위해 콘솔용 게임에 공을 들이는 것처럼 엔씨도 대형 신작은 콘솔 개발을 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 논의도 이어간다. 김 대표는 "글로벌 빅테크와 새로운 협력을 논의하는 미팅이 이번주에 잡혀있다. 적정 시점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게임 개발에 AI(인공지능)를 도입해 개발비와 시간 절감에 나선다. 김 대표는 "게임에 들어가는 엄청난 제작비와 긴 제작 기간으로 인한 비용이 사업의 지속성을 넘어서는 위기에 처해 있다. 아무리 히트를 쳐도 지속성을 만들어 줄 수익을 기대하기가 힘들다"면서 "새로운 AI기술을 게임 제작에 적극 도입해 비용 효율성과 제작기간 단축을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엔씨 임직원들은 작년 11월부터 생성 AI 솔루션 '바르코 스튜디오'를 게임 개발에 활용 중이다.
박병무 대표는 엔씨가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할 수 있도록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 박 대표는 △경영 효율화 △데이터 기반 시스템 구축 △글로벌라이제이션 기반 구축 △IP 확보와 신성장을 위한 투자·M&A에 집중한다. 엔씨는 2023년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75% 감소하는 등 재무적 수치가 악화되고 있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 기존에 서비스하고 있는 사업이나 자회사에 대한 조정을 모색하고 있다. 박 대표는 "기존 라이브 게임 현황을 전부 검토했고 주기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하겠다"며 "앞으로 계속 경영 효율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숫자에 치중된 효율화는 기업 경쟁력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중복 요소를 제거, 선택과 집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인 예로 야구 구단을 꼽았다. 박 대표는 "주주들이 실적 악화 시점부터 야구단 운영에 우려를 표하는데 작년부터 검토한 결과 신작 마케팅, 우수 인재 수급, 콘텐츠 기업으로서 야구단과의 시너지 등을 고려했을 때 장기적으로 엔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게임 포트폴리오 확대에도 힘쓴다. 소수 지분투자를 통해 게임 퍼블리싱 권한을 확보하고 M&A(인수합병) 대상 기업을 물색한다. 국내·외 게임 개발사를 M&A 1순위 타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표는 "엔씨의 게임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시장을 키우는데 기여할 수 있느냐가 선정 기준"이라며 "게임 외 사업은 사업적 시너지가 나는지,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력이 있는지, 주주가치 측면에서 플러스가 되는 재무 안정과 수익성을 갖췄는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리니지라이크 장르에 대한 법적 대응도 언급했다. 박 대표는 "개발자들이 혼을 넣어 만든 게임을 카피하는 것은 개발자의 의욕 상실뿐만 아니라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독소적 행위"라며 "철저하게 내부 분석을 거쳐 법적 권리 침해가 명백한 게임은 조치를 할 것"이라며 "자체 IP 가치를 지키고 게임산업을 어지럽히는 행위에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손흥민 "강인이 다시한번 사과했다…손가락 얘기는 그만하고 싶어"
- [향기나는 삶] "아들 딸 같은 학생들 위해"…성균관대 미화원들 1200만원 기부
- 이혼 숨기고 10년간 가족수당 챙긴 공무원…정직 1개월
- 주수호 "14만 의사 의지 모아 윤정권 퇴진운동…밥그릇 싸움 아니다"
- 尹 입틀막 겨냥... 조국·리아 `읍읍 챌린지` 시전
- 미국서 자리 굳힌 SK바이오팜, `뇌전증약` 아시아 공략 채비 마쳤다
- 한화, 군함 앞세워 세계 최대 `美 방산시장` 확장
-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 노골화하는데 싸움만 일삼는 정치권
- “실적·비전에 갈린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표심 향방 ‘촉각’
- "내년 韓 경제 성장률 2.0% 전망… 수출 증가세 둔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