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강등 어려운 결정…빌드업 필요하다고 봤다" 고우석 개막전 불발, 실트 감독이 밝힌 이유는
[스포티비뉴스=고척, 신원철 기자 / 이강유 기자] 고우석은 개막전 마운드에 서지 못한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마이크 실트 감독이 그 이유를 설명했다. 아직 빅리그 경기에 나설 만큼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는 판단에서 이번 결단을 내렸다고 했다.
실트 감독은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LA 다저스와 개막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 나섰다. 샌디에이과와 다저스는 이날 오전 개막전을 위한 26인 로스터를 확정했다. 19일까지는 '택시스쿼드(예비 명단)' 5명을 포함한 31인 로스터였고 여기서 5명을 정리했다. 고우석은 여기서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실트 감독은 "고우석에게 어려운 시간이 됐을 거다"라며 "투수진을 꾸리는 과정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 불펜에서 투구하는 것을 보면서 결정을 내렸다.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할 것 같다. 아직은 빌드업이 끝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래도 개막 하고 나면 팀에 도움이 될 기회가 올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우석에게 전한 메시지에 대해서는 "계속 열심히 노력하라고 전했다. 루벤 니에블라 투수코치, AJ 프렐러 단장과 대화하면서 고우석에 대해 캠프에서부터 적응이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나눴다. 지금까지 잘 해왔고 개선할 점은 있다. 최선의 컨디션을 찾는다면 다시 경기장에서 볼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MLB.com에 따르면 AJ 프렐러 사장 겸 단장은 20일 오전 고우석의 트리플A 출발을 포함한 로스터 이동 소식을 전했다. MLB.com은 "샌디에이고가 서울 시리즈를 위한 개막 26인 로스터를 확정했다. AJ 프렐러 사장이 발표했다"며 "잭슨 메릴과 그래이엄 폴리, 타일러 웨이드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었다. 오른손투수 고우석과 포수 브렛 설리반은 트리플A 엘 파소로 내려갔다. 이번 로스터 이동으로 샌디에이고는 40인 로스터에서 39명을 보유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선발 자원인 페드로 아빌라와 맷 왈드론, 딜런 시즈는 예비 선수로 남는다. 글렌 오토와 루이스 파티뇨, 투쿠피타 마르카노는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맞이한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26인 로스터
투수
조니 브리토, 다르빗슈 유, 에니엘 데 로스 산토스, 제레미아 에스트라다, 마이클 킹, 스테픈 콜렉, 조 머스그로브, 로버트 수아레스, 랜디 바스케스, 톰 코스그로브, 마쓰이 유키, 애드리안 모레혼, 완디 페랄타
포수
루이스 캄푸사노, 카일 히가시오카
내야수
잰더 보가츠, 제이크 크로넨워스, 김하성, 매니 마차도, 그레이엄 폴리, 에구이 로사리오, 타일러 웨이드
외야수
호세 아소카르, 잭슨 메릴, 주릭슨 프로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고우석의 개막 로스터 탈락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서울 시리즈는 2경기로 끝나는 만큼 로스터에 선발보다는 불펜의 자리가 더 많다는 특수성이 있다. 그런데 고우석은 이 문을 열지 못했다.
고우석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불펜 보강이 필요했던 샌디에이고와 2년 450만 달러에 계약했다. 보장액이 450만 달러고, 등판 경기 수 등의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도 따로 있다.
디애슬레틱은 고우석과 샌디에이고의 계약 내용에 대해 "올해 175만 달러, 내년 225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며 "2026년 옵션이 실행되면 2026년 연봉은 300만 달러다.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 바이아웃 50만 달러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보장액은 2년 연봉 400만 달러에 바이아웃 금액까지 450만 달러가 된다.
AP통신은 인센티브 조건도 파헤쳤다. 올해는 70경기 이상 등판하면 10만 달러를 보너스로 받는다. 내년과 내후년은 40, 45, 55, 60경기 구간마다 10만 달러 보너스가 붙었다. 또 세이브가 없어도 경기의 마지막 투수로 등판하게 되면 15, 25, 35, 45경기 구간마다 12만 5000달러가 이듬해 연봉에 포함되는 복잡한 구조의 계약이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올해는 없고 내년부터 발동된다.
그러나 고우석은 당장 올해 70경기 조건부터 채우기 힘든 상황에 놓였다. 162경기 가운데 2경기를 놓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고우석은 이미 어느정도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한국 입국 후 16일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개막 로스터 합류에 강한 의욕을 보이면서도, 탈락한 뒤에도 낙담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6일 고우석은 "공 던질 때 힘을 쓰는 감각적인 면이 조금 더 깨워져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한국 도착하자마자 훈련을 조금 더 했고. 시간이 별로 없기는 하지만 그런 부족한 면을 조금이라도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해서 어떻게든 로스터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26인 로스터 진입에 대한 확신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 되면 되는 거고, 안 되면 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안 되더라도 한국에서 했던 경험이 있으니까. 다른 환경, 다른 리그, 다른 수준이라서 (안 된다고)얘기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나의 공을 계속 더 발전시키려는 생각은 변함 없을 거다. 계속 노력할 생각이다"라고 답했다.
또 "용산(유소년 야구 클리닉)에 갔을 때도 어린 선수들이 샌디에이고 팬이라고 하지 않고 LG 트윈스 팬이라고 하더라. 그런 점에 자부심을 느끼고, 책임감이 생긴다. 책임감이라는 게 잘해야 한다 그런 뜻도 있겠지만, 멋진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런(멋진)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샌디에이고와 계약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은 선수가 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고우석이 뛰게 될 샌디에이고 트리플A 팀은 엘 파소 치와와스다. 엘 파소는 캘리포니아주가 아닌 텍사스주에, 그것도 멕시코와 국경을 마주한 곳에 위치했다. 과거에는 애리조나주 투손에 홈구장이 있었고 팀 이름이 투손 파드리스였다. 2012년 엘 파소로 연고지 이전이 결정됐고 2014년부터 이곳에서 홈경기를 열었다.
파드리스 홈구장 펫코파크에서 치와와스 홈구장 사우스웨스트유니버시티파크까지는 차로 10시간도 넘게 걸린다. 고우석은 '텍사스의 강진'에서 빅리거라는 꿈을 위해 다시 담금질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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