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이 마트로 달려간 까닭은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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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사과는 아침식사 대용부터 디저트, 제사상까지 빠지는 곳이 없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19일 현재 사과(후지·상품) 10㎏당 도매가격은 9만2180원으로 1년 전(4만1480원)보다 갑절 넘게 뛰었다.
사과값 급등은 지난해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급감한 탓이 크다.
사과가 비싸니 다른 과일을 사 먹으려는 수요가 몰려 대체 과일로 꼽힌 과일도 덩달아 상승세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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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사과는 아침식사 대용부터 디저트, 제사상까지 빠지는 곳이 없다. 저장성 과수로 1년 내내 먹을 수 있어 가장 친숙한 과일이기도 하다. 최근 ‘금사과’ 현상에 여론이 들끓고 있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19일 현재 사과(후지·상품) 10㎏당 도매가격은 9만2180원으로 1년 전(4만1480원)보다 갑절 넘게 뛰었다. 사과값 급등은 지난해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급감한 탓이 크다. 지난해 3월 이상고온으로 사과꽃이 예상보다 일찍 폈는데 4월에 갑작스레 쌀쌀해지면서 냉해 피해가 발생했다. 여름엔 폭우와 폭염이 교차했고 가을에는 탄저병이 돌았다. 이에 사과 생산량이 평년 대비 30% 줄면서 사과가 ‘귀한 몸’이 됐다. 사과가 비싸니 다른 과일을 사 먹으려는 수요가 몰려 대체 과일로 꼽힌 과일도 덩달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통계청 발표를 보면, 2월 현재 과일별 가격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귤 78.1%, 배 61.1%, 딸기 23.3%에 이른다. 또한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 상승했고, 체감하기 쉬운 생활물가 상승률은 3.7%로 좀 더 높았다. 사과값이 물가 전반을 밀어올린다는 ‘애플레이션’(애플+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물가는 민생 경제의 핵심이다. 과일을 비롯한 신선식품 가격 상승은 서민들의 체감경기에 직접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물가를 비롯한 경제지표 악화는 집권세력에 초대형 악재다. 가뜩이나 총선은 정권에 대한 평가 성격을 띠는 ‘회고적 투표’ 경향이 강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연일 시장을 찾아 ‘반성문’을 쓰고 있다. 한국갤럽의 3월 2주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부정평가 이유로 ‘경제·민생·물가’(16%)가 가장 많이 꼽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장바구니 물가가 높아져서 서민과 중산층 살림살이에 어려움이 크실 것”이라며 납품단가 보조와 할인판매 지원 확대 등을 약속했다. 다만 대파 한단에 875원이라는 ‘대통령 맞춤형’ 가격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대파 한단에 875원 자체가 초현실적일뿐더러, 농민들의 수익은 괘념치 않은 발언이다. 마음만 급할 뿐 세상 물정은 모르는 것 같다.
최혜정 논설위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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