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꿔준 돈 못받았는데 고소해야 할까요"...AI로펌에 물었더니
"대여금을 받지 못했어요. 형사 고소를 해야 할까요, 민사 소송을 해야 할까요?"
"돈을 갚지 않는 행위는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해당하며 이는 형사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형사 고소를 하더라도 채무자가 사기죄 등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면 수사기관은 무혐의 처분을 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민사 소송을 제기해 대여금 반환을 청구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변호사가 아닌 AI(인공지능)의 답변이다. 답변에 걸린 시간은 20초 남짓이었다.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AI대륙아주' 출범식을 개최하고 서비스를 시연했다. AI대륙아주는 AI 기반의 법률상담 서비스다. 모바일과 PC웹에서 채팅 형식으로 24시간 무료 제공된다. 대륙아주가 쌓아온 법률 데이터를 기반으로 리걸테크 벤처기업 넥서스AI가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개발했다.
이어진 질문으로 '이 사람이 원래부터 돈을 갚지 않을 불순한 의도를 갖고 있었다면 상황이 어떻게 될까요'라고 채팅창에 입력하자 AI대륙아주는 "채무자가 처음부터 돈을 갚지 않을 목적으로 돈을 빌렸다면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경찰에 신고해 형사 고소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사기죄가 성립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형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민사 소송에서도 유리한 지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답했다.
AI대륙아주는 대륙아주 변호사들이 지난해 6월부터 9달간 분야별로 1만여개 질문을 직접 만들고 답변을 검토해 오답이 나오면 수정해 보내주는 등 학습시키는 과정을 거쳐 개발됐다. 이용자에게 기초적 법률 지식을 제공하는 도구라 AI 대륙아주를 이용하더라도 전문 상담은 반드시 변호사에게 받아야 한다. AI대륙아주가 내놓는 답변의 마지막 문장은 매번 '정확한 법률적 판단을 위해서는 변호사와 상담하는 것을 추천한다'이다.
이규철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는 "지금 법률 상담은 변호사를 직접 찾아서 물어봐야 한다는 점이 불편한데 AI대륙아주는 일반 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편의도구로 생각한다"며 "변호사들도 법률 데이터를 찾는 데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 가지 사안에 대해 최대 5번까지 질문이 가능하다. 5개를 넘어가면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재원 넥서스AI 대표는 "AI대륙아주의 최종 테스트 결과 100점 만점 중 88점이 나왔다. 100개 중 12문제는 틀린 답을 내놨고 88개 중에도 23개는 완성도가 낮은 답변이었다"며 "목표로 한 성능 중 10%가 구현된 상태다. 앞으로 서비스 제공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하게 되면 전문적인 법조항, 판례까지 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판단과 법률문서 작성 등이 가능하도록 앞으로 남은 90%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
'AI대륙아주가 무료 AI 법률상담 서비스라는 점에서 대한변호사협회와 갈등이 생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규철 대표변호사는 "규정 해석상 여러 이슈가 있을 수 있어 추후 변협에 소명자료를 제출하고 차근차근 협의해갈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변협은 대륙아주에 AI대륙아주가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리걸테크 시장은 2021년 276억달러(약 36조원)에서 2027년 356억달러(약 47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규철 대표변호사는 "지난해 리걸테크 업체 7900여개의 투자규모는 19조원에 달한다고 한다"며 "글로벌 리걸테크 업체들이 발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아직 태동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글로벌 리걸테크 공룡의 한국 공습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국내 리걸테크 산업 발전에도 이바지하겠다"고 했다.
박다영 기자 allze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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