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총, '주가 부진' 아우성에 경영진 "우리가 잘못"(종합)

이현주 기자 2024. 3. 2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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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55기 정기 주총…주주 600여명 참석
"주주환원 정책 성실 이행…9.8조 배당 지급"
경계현 "2~3년 안에 반도체 세계 1위 되찾겠다"
"SK하이닉스보다 못해"·"경영진 사퇴" 주주 성토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현주 이지용 기자 = 467만명의 주주를 보유한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가 20일 열린 가운데 주주들은 장기화되고 있는 주가 부진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한종희 부회장, 경계현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은 "우리가 사업을 잘못했다"면서 "올해는 궤도에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주들을 달랬다.

"어려운 환경 속 주주환원 정책 성실 이행…9.8조 배당 지급"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안건 심의 및 표결, 경영현황 설명, 주주와의 대화 등을 진행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해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반도체 산업의 업황 둔화로 경영 여건이 어려웠다"며 "연구개발과 선제적 시설투자를 강화하는 등 제품 경쟁력과 기술 리더십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기존사업의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면서 미래 핵심 키워드인 AI(인공지능), 고객 경험, ESG 측면의 혁신을 이어가겠다"며 "다양한 신제품과 신사업,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조기에 발굴할 수 있는 조직과 추진 체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주주환원 정책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2023년 기준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경계현 "2~3년 안에 반도체 세계 1위 되찾겠다"

삼성전자 반도체를 담당하는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이날 2~3년 안에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20일 오전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삼성전자 제55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가운데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20. photo@newsis.com

경 사장은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전년 대비 크게 성장한 630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DS부문의 매출도 2022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며 "2~3년 안에 반도체 세계 1위를 되찾을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메모리는 12나노급 32Gb(기가비트) DDR5 D램를 활용한 128GB(기가바이트) 대용량 모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전했다. 12단 적층 HBM 선행을 통해 HBM3·HBM3E 시장의 주도권도 찾는다는 포부도 전했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선단 공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경 사장은 "업계 최초 GAA(게이트올어라운드) 3나노 공정으로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제품의 안정적인 양산을 시작하고 2025년 GAA 2나노 선단 공정의 양산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과감한 투자도 약속했다. 그는 "2030년까지 기흥 R&D 단지에 20조원을 투입하는 등 연구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반도체연구소를 양적·질적 측면에서 두 배로 키우고, 연구 인력과 R&D 웨이퍼 투입을 지속적으로 늘려 양산 제품에 빠르게 적용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종희 "모든 삼성 디바이스 AI 연결"

디바이스솔루션(DX) 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은 모든 삼성 디바이스를 인공지능(AI)으로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는 "스마트폰 등 갤럭시 전제품에 AI 적용을 확대하고 일반 가전제품을 지능형 홈가전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며 "전사적 AI 역량을 높여 차세대 전장 로봇, 디지털 헬스 등 신사업 육성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이와 함께 녹스를 기반으로 한 개인 정보보호와 보안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20일 오전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삼성전자 제55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가운데 주주들이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20. photo@newsis.com

"SK하이닉스보다 못해"·"경영진 사퇴하라" 주주 성토

이날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은 안건 표결 초반부터 주가 부진을 지적하며 경영진 책임을 성토했다. 일부 주주들은 고(故) 이병철 삼성회장이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실적으론 현재 경영진들이 자리를 유지할 수 없었을 거라며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 주주는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 상황에 대한 파악인데, AI 트렌드 파악을 제대로 못해 HBM을 놓쳐 파장이 크다"며 "적자가 나는 SK하이닉스보다 흑자가 나는 삼성전자가 주가가 못하지 않냐"고 지적했다.

수원에 사는 70대 한 주주는 "주가가 지지부진하게 7만원 초중반대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경영자로서의 앞으로 대책이 무엇인지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주주도 "주가가 지금 SK하이닉스보다 아주 많이 저평가돼 있는데 주가 관리를 좀 자세히 살펴봐 달라"고 주문했다.

경계현 사장은 반도체 실적 부진 지적에 "업황의 다운턴도 있었고, 우리가 좀 준비 못 한 것도 있었다"며 "여러 이유가 있지만 어쨌든 우리가 사업을 잘 못한 것이 있다"고 말했다.

경 사장은 "근본적인 경쟁력을 회복해서 시장 영향을 좀 덜 타는 그런 사업을 만들어가도록 하겠다"며 "1월부터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 기조로 돌았고, 이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종희 부회장은 사퇴 요구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당사가 발전할 수 있도록 임직원 전체가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으니 꾸준한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leejy52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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