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2000명 마침표 찍자…'돌팔이 정부''정권 퇴진' 거론
교수들 '말'만이 아닌 사직 결심할 듯…매일 여론전도 병행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부가 20일 의대정원 대학별 배분 결과까지 내놓으면서 의료계는 더 큰 집단행동을 벌이거나 '절이 싫어 떠나는 중'의 처지처럼 병원을 관두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부로 현장을 떠난 전공의와 의대생의 복귀는 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이날 오후 증원규모 2000명에 대한 2025학년도 대학별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비수도권 27개 대학에 82%(1639명), 경인 지역 5개 대학에 18%(361명)를 배정했다. 서울 소재 8개 대학에는 1명도 배정되지 않았다. 교육부는 "서울 지역의 의료 여건이 충분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2000명 증원은 의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최소한의 숫자"라며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의대증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거나, 더 적은 규모로 타협하자는 의견마저 내고 있지만 정치적 손익에 따른 적당한 타협은 결국 국민의 피해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우리 정부는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예상대로 의료계는 즉각 반발했다. 증원 발표에 실망한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이탈에 정부가 엄정 대응을 강조할뿐더러 "우선 대화부터 나누자, 배정을 미뤄달라"는 요구를 외면한 채 파국적 결과만 가져왔다는 입장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은 전날(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전협 설문조사상 이달 18일 기준 응답한 98개 전공의 9929명 중 병원 근무 전공의는 308명(3.1%)"이라며 "큰 변화는 없다. 여기저기 흩날리는 말은 많지만 전공의와 학생은 정적이다"라고 적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더 이상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의료 붕괴 정책을 강압적으로 밀어붙이지 말아달라. 조속히 의료가 정상화될 수 있게 지금이라도 현명한 결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또 비대위의 입장을 이날 중 추가 발표하기로 했다.
주수호 위원장은 이날 오전 경찰 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에 "피고발인 다섯 명이 100시간 넘게 조사받았지만, 수사당국은 혐의를 입증할 어떠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늘부로 대한민국 14만 의사들이 의지를 모아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 비대위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이번 정부 발표 등을 주제로 이날 오후 8시 온라인 회의를 연다. 증원을 되돌릴 수 없는 만큼 최후의 수단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의대 교수들의 집단사직 결의 상황도 점검할 예정이다.
정부를 상대로 의대증원 취소소송을 제기한 전의교협은 이날부터 매일 오후 4시 비대면 온라인 브리핑을 진행하겠다며 "지난 19일자 국무회의 내용과 관련해 '의사-환자 관계' 관점에서 소통하겠다"고 예고했다. 정부 방침의 부당성을 적극 알리겠다는 구상이다.
일부 의대 교수들은 이미 전날(19일) "정원 배정은 대화의 장부터 마련한 뒤로 미뤄달라"(울산대의대 교수 비대위), "10년 동안 매년 1004명씩 늘리자"(홍승봉 대한뇌전증센터학회 회장)는 호소와 제안을 잇달아 발표했다.
그러나 이런 요구마저 반영되지 않은 만큼 전공의와 의대생의 복귀는커녕 교수들마저 사직서를 내고 현장을 떠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최세훈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상황을 도저히 못 견디겠다. 차라리 의업을 떠난다"고 적었다.
최 교수는 "온 나라 의료 체계를 바꾸는 것은 더 신중해야 한다. 이렇게 졸속으로 강압적으로 진행해서는 안 된다"며 "정책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그 정책으로 인해 한 나라의 의료가 붕괴한다면 아마추어 정부, 돌팔이 정부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방재승 전국 의과대학 비대위원장(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원장)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를 통해 "전공의와 의대생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너무나도 독선적"이라며 "사직이라는 수단까지 써서 나왔다면, 정부가 호소를 좀 들어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의 필수 진료과에서 근무 중인 40대의 여교수 역시 "필수 진료과 의료진 처우가 더 엉망이 될 테고 이런 대우를 받고 일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깔려있어 전공의들을 설득할 수도 없었다"며 "이제는 교수들마저 사직서를 낼 분위기"라고 털어놨다.
의협 비대위 조직강화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근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도 "교수들은 사직서를 투쟁의 수단으로 보다가 (지금은) 사직서를 낼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 계속 이러면, 돌아오고 싶은 전공의와 의대생도 못 돌아오겠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과 지난주 토론회 자리에서 만났다. '대화는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대화를 어떤 식으로 이끌 거냐는 얘기를 나눴다"면서도 "이를 통해 입장차는 줄여볼 수 있으나 경찰 수사, 행정 명령 등을 내리는 거 보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ks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바람난 아내 따귀 때렸더니,이혼 요구하며 문중 땅 절반 달라네요"
- 고현정 "연하 킬러? 남자 배우 막 사귄다?"…연예계 루머에 입 열었다
- "'난 여자 생식기 감별사, 넌 중3때 첫경험' 남편 말에 화내자 예민하다고"
- "평생 모은 4억, 아내가 주식으로 날려 공황장애 와…이혼 사유 되나요"
- "성관계하듯 해 봐"…안산 사이비 목사, 의사 꿈꾸던 13세 감금 '음란죄 상담'
- "마약 자수합니다" 횡설수설…김나정, 결국 경찰 고발당했다
- 12억 핑크 롤스로이스에 트럭 '쾅'…범퍼 나갔는데 "그냥 가세요" 왜?
- 김혜수, 가려도 가려지지 않는 미모…세월은 역행 중 [N샷]
- 동덕여대 강의실 '알몸남' 음란행위 재소환…"공학되면 이런 일 많을 것"
- "'난 여자 생식기 감별사, 넌 중3때 첫경험' 남편 말에 화내자 예민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