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의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배정안 철회하라" 성명서

"의대 정원 67% 초단기 증원 배분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졸속 정책"
"100년 이상 쌓아 올린 대한민국 현대의학 기반 와해, 의학교육 흑역사의 서막 열 것"
"사직 휴학계 제출 1만5000명 포기하며 증원 강행은 효과 기대할 수 없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의 집단 사직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지난 19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대 교수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세대 의대가 20일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배정안을 철회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이날 성명서에서 첨단 의료 시대를 맞아 양질의 의료인 양성에 심혈을 기울여온 연세의대 교수들은 오늘 이주호 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이 발표한 의대 학생정원 증원배정안에 반대하며, 발표안을 즉시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교수들은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자랑스러운 한국 의료가 침몰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이라며 "의대 교육생의 67%를 전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1년이라는 초단기 기간에 증원하고 그 배분을 수 주만에 결정하겠다는 졸속 정책은 100년 이상 쌓아 올린 대한민국 현대의학의 기반을 송두리째 와해시키고, 의사 교육을 후진국 수준으로 추락시켜 의학교육 흑역사의 서막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사직서를 내고 휴학계를 제출한 후속 세대는 1만5000명에 달하며 이들을 포기하며 진행하는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강행은 아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특히 비수도권에 1639명(82%), 수도권에 361명(18%)을 증원하는 정책은 교육 여건을 철저히 무시한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며, 권역중심의료기능 강화를 위해서라는 주장은 허구"라고 주장했다. 또 이는 이후 의학교육현장에서 발생할 참담한 혼란 상황과 이로 인해 국민건강 위협을 초래하게 될 독선적 결정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연세대 의대 교수들은 2025학년도 대입전형시행 계획은 고등교육법시행령에 따라 작년 4월 이미 발표됐는데 총선을 앞둔 시점에 폭발적인 의대생 증원된 숫자를 제시하고 올 9월 수시 전형부터 적용시키겠다는 증원은 교육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근시안적인 정치적 카드에 불과하다며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들은 오늘 발표된 의대학생정원 증원배정안을 절대로 수용할 수 없음을 선언하며 올바른 의사교육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