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OLED 바짝 따라붙은 중국…통계엔 드러나지 않는 '약점'
[편집자주] 국내 양대 디스플레이 기업의 2차전이 시작됐다. 대형패널을 만들던 LG디스플레이와 달리 중소형에 집중했던 삼성디스플레이가 '대박'을 냈다. LG디스플레이는 적자를 내 온 LCD를 정리하고 OLED 시장에 전력투구해 역전을 노린다. 다른 길을 걸었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OLED시장에서 마주친 것이다.
'저가 공세'로 글로벌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을 장악한 중국은 최근 수년 사이 OLED 시장에 빠르게 침투했다. 스마트폰·노트북·태블릿PC 등 각종 IT(정보기술) 기기에 OLED 채택이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한 것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의 '디스플레이산업 주요 통계'에 따르면 2018년 한국과 중국의 OLED 시장 점유율(AMOLED 금액 기준)은 각각 95.9%와 3.2%로 격차가 90%포인트(p) 이상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 기준 한국과 중국 점유율은 73.8%, 25.6%로 격차가 50%p 이내로 좁혀졌다.
OLED 생산 능력 격차도 줄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과 중국의 OLED 생산 능력 점유율이 각각 54.9%, 43.7%라고 밝혔다. 5년여 전만 해도 중국의 생산 능력 점유율이 10% 미만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중국이 얼마나 빠르게 생산 능력을 키워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통계'로 드러나지 않는 중국의 약점이 있다. 우선 중국 제품군이 리지드(rigid·딱딱한) OLED 등 중저가형에 집중된 것이 한계로 지적된다. 리지드 OLED 대비 플렉시블(flexible·휘어지는) OLED가 수익성이 높지만 기술적 한계로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입지는 약하다.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은 플렉시블 OLED를 포함해 노트북·태블릿PC 등에 쓰이는 IT(정보기술) OLED 등 고부가 제품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신형 태블릿PC '아이패드 프로'에 OLED 패널 전량을 공급하는데 이는 BOE 등 중국 업체 대비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이동욱 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한국의 OLED 기술 수준이 상당히 높아 중국이 쉽게 카피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중국 OLED 기업이 투자에 있어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언론 ZAKER 등에 따르면 BOE는 최근 8세대 OLED 생산라인 기공식에 경쟁 관계인 한국과 일본의 장비(증착기) 기업을 초대했다. 통상적으로 기공식은 장비 업체 선정 완료 후 진행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선 BOE가 아직 증착기 업체를 선정하지 못했고, 8세대 OLED 투자도 서두르지 않고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중국 매체 차이나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천옌순 BOE 회장이 실적보고회에서 OLED 사업 관련 "지난해 8000만개에 가까운 출하량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큰 손실을 입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따라서 한국 기업이 과감한 시설 투자와 R&D(연구개발) 역량 강화, 핵심 인재 확보를 기반으로 중국과 기술 격차를 다시 벌려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은 자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LCD 시장을 장악했다. 한국이 OLED 시장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예산·세제 지원에 나서는 한다는 것이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최근 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으로 취임하며 "산업계뿐 아니라 학계, 정부 등 생태계 모든 플레이어가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서 산학연이 힘을 모아 폴더블·롤러블·올레도스(OLEDoS)·레도스(LEDoS)·투명디스플레이 등 신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차세대 기술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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