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가 '24시간 편의점'? '내로남불' 걸린 한동훈, 송영길 수사땐 어땠나 보니

박세열 기자 2024. 3. 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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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19일 조사기일 지정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대통령실은 "지난해부터 계속 출국금지는 연장하면서, 6개월 동안 제대로 부르지도 않은 건 수사권 남용이자 인권 침해"라고 비판한 바 있고, 장호진 국가안보실장도 지난 14일 언론 인터뷰에서 "공수처가 7개월간 조사를 안 했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고 주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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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송영길 '날 소환하라' 요구 땐 "본인 마음 다급하더라도 절차에 따라 수사 응하시라"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19일 조사기일 지정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조사 날짜를 빨리 잡아달라'는 취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17일 "공수처가 (이종섭 주호주 대사를) 즉각 소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요구는 수사 현실을 무시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사는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에 조사기일 지정촉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가 소환 기일을 정하고 출석을 요구하면 이 대사가 귀국해 조사를 받겠다는 것이다. 이는 대통령실이 "공수처가 조사 준비가 되지 않아 소환도 안 한 상태에서 재외공관장이 국내에 들어와 마냥 대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밝힌 것과 맥이 같다. 대통령실은 "지난해부터 계속 출국금지는 연장하면서, 6개월 동안 제대로 부르지도 않은 건 수사권 남용이자 인권 침해"라고 비판한 바 있고, 장호진 국가안보실장도 지난 14일 언론 인터뷰에서 "공수처가 7개월간 조사를 안 했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고 주장했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대통령실에 보조를 맞췄다. 한 위원장은 지난 17일 "공수처가 (이 대사를) 즉각 소환하고 이 대사는 즉각 귀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특수부 베테랑 검사 출신인 한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공수처는 이 대사의 조사 기일 지정 촉구서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소환 일정은 수사팀에서 여러 가지를 조율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대통령실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의 주장대로 '빠른 소환 조사'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공수처는 지난 1월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사무실 압수수색 후 자료 분석을 하느라 아직 김 사령관 등을 조사하지 못한 상황이다. '최종 고리'인 이종섭 대사를 소환하기 위해서는 일단 '아랫선'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돼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종섭 대사와 한 위원장의 요구는 지난해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당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요구를 떠올린다. 당시 프랑스에서 귀국해 "나를 빨리 조사하라"며 검찰에 자진 출석했던 송 전 대표에 대해 검찰은 "조사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거부한 바 있다.

당시 국민의힘은 송 전 대표에 대해 "수사에도 과정과 일정이 있기 마련이며, 일반적으로 수사 실무에서 사건의 ‘윗선 수사’는 제일 마지막에 하게 된다. 그리고 법조인 출신 송 전 대표가 이를 모를 리 없다"며 "검찰 조사가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방문하는 '24시간 편의점'이 아니다"(2023년 4월 27일 국민의힘 문종형 상근부대변인 논평)라고 비난했다.

법무부장관이던 한동훈 위원장은 송 대표의 '자진 출석'에 대해 "수사는 일정에 따라서 진행되고 있는데, 본인이 마음 다급하시더라도 절차에 따라서 수사에 잘 응하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송영길 전 대표 수사 때는 "수사는 일정에 따라서 진행되고 있다"고 했던 한 위원장이, 이종섭 대사 수사에 대해서는 공수처의 수사 일정을 무시하고 "즉각 소환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채널A <돌직구쇼> 화면 갈무리

[박세열 기자(ilys123@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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