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여인의키스' 정일우 "지옥 오간 연습…사비로 티켓 200장 선물도"

조연경 기자 2024. 3. 2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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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튜디오252〉
배우 정일우가 약 5년 만에 연극 무대로 다시 돌아온 소감을 전했다.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KISS OF THE SPIDER WOMAN)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정일우는 20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 된 인터뷰에서 "'엘리펀트 송' 이후 감사하게도 많은 연극 출연 제의가 들어왔는데, 이번에 공교롭게도 세 작품이 한 번에 들어왔다. 고민 끝에 '거미여인의 키스'에 참여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정일우는 "정문성 배우와 굉장히 친한데, 형이 전 시즌에서 발렌틴 역할로 이 작품에 참여했다. 본인 인생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작품이라 '꼭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더라. 어렵고 힘든 캐릭터지만 원작이 갖고 있는 힘과 매력이 있었고, 무엇보다 '형 이야기를 믿고 해보자'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참여에 후회는 없냐"고 묻자 "솔직히 굉장히 괴로웠다"고 토로해 웃음을 자아낸 정일우는 "연습을 하는 준비 과정에서 진짜 지옥을 왔다 갔다 했다. 두 달 반 가량 정도 준비를 했는데, 처음에 연출님이 각색을 많이 하셨다. 그러다가 다시 '원작대로 가자' 해서 사실 배우들이 준비할 시간은 한 달 정도 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어떤 작품보다 치열하게 준비했다. 특히 박정복 배우는 전 시즌에도 참여했던 배우라 형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저 또한 '몰리나 캐릭터를 어떻게 보여줄까' 많이 고심하고 또 고민하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사진=레드앤블루〉
오랜 만에 다시 무대에 선 기분도 남달랐을 터. 정일우는 "근데 생각보다 첫 공은 안 떨렸다. 모든 나오는 출연진 중에 런을 내가 제일 많이 돌았다. 연습실에서 15~20번 가까이 돌다가 무대로 나가니까 연습하듯이 하게 되더라. 처음엔 조명 때문에 객석도 잘 안 보였다"며 "다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조금씩 관객들이 보이고, 적응이 되니까 오히려 그 때부터 실수 같은 것들이 더 나오더라"고 토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그래도 연극은 연극의 매력이 있다. 뮤지컬은 절대 못해도 연극은 평생 꾸준히 하게 될 것 같다. 좋은 작품이 있다면 빠른 시간에 다시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며 "이번에 제 지인 분들이 한 200명 정도 보러 와 주셨는데, 제가 사비로 티켓을 다 샀다. 그 만큼 새로운 정일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강조했다.

1976년 발간 된 아르헨티나 출신 작가 마누엘 푸익(Manuel Puig)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거미여인의 키스'는 이념과 사상이 전혀 다른 두 인물 몰리나와 발렌틴이 감옥에서 만나 서로를 받아 들여가는 과정 속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인간애와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1983년 희곡으로 탄생했으며, 국내에서는 2011년 초연 이후, 2015년 재연, 2017년 삼연에 이어 6년 만에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돌아와 지난 1월 사연을 개막했다.

2019년 '엘리펀트 송' 이후 약 5년 만에 연극 무대에 다시 선 정일우는 이번 작품에서 자신을 여자라고 믿고 있는 낭만적 감성의 소유자 몰리나로 분해 강렬한 변신에 도전, 데뷔 이래 가장 새로운 얼굴을 선보인다. 작품은 오는 31일까지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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