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 혁신` 롯데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 강화"

사외이사 의장 도입해 독립성 ↑
롯데GRS·대홍기획에 우선 적용
"확대 적용 경영 투명성 높일 것"

신동빈 롯데 회장. 롯데지주 제공

롯데가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을 도입하며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 강화에 나선다.

롯데는 사외이사 의장·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 등기이사의 역량 정보를 직관적인 형태로 주주에 제공하는 BSM(이사회 역량지표) 도입 확대 등의 거버넌스 혁신 방안을 20일 내놓았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사외이사 의장 도입이다. 그간 국내 대기업에서 사외이사는 경영활동에 대한 감시·감독이라는 본연의 의무와 달리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게 되면 이사회의 독립성을 제고하고 견제·균형의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롯데는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제도를 비상장사인 롯데GRS와 대홍기획에 우선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이사회 의장은 사내이사가 맡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사회의 독립성과 견제·균형의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해 두 개 계열사에 우선 도입할 계획이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서 이사회의 독립성을 대표하는 핵심지표 중 하나다. 사외이사 의장은 사내이사 의장과 동일하게 이사회를 소집하고 진행을 주관할 수 있으며, 대표이사의 경영활동 전반을 견제·감독할 수 있다. 롯데는 사외이사 의장 제도를 상장사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롯데는 10개 상장사에 선임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한다. 선임 사외이사 제도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을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임명해 균형과 견제를 도모하는 제도다. 삼성 일부 계열사들도 작년 10월 이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되는 사외이사회를 단독으로 소집할 수 있으며, 경영진에 현안보고 요구와 의견을 제시하는 중재자 역할을 해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내에서는 금융권의 경우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일반 기업에는 의무사항이 아니다. 롯데는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상장사에 선제적으로 도입함으로써 거버넌스 체제를 개편할 예정이며, 추후 비상장사에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각 상장사의 선임사외이사는 주주총회가 끝난 후 진행되는 이사회를 통해 선임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롯데쇼핑이 2021년 선도입했던 'BSM(이사회 역량지표)'도 10개 상장사에 확대 도입한다. 도입 대상은 롯데지주, 롯데웰푸드,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렌탈, 롯데칠성, 롯데하이마트, 롯데정밀화학, 롯데정보통신, LEM(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이다.

BSM 지표는 등기이사의 역량 정보를 직관적인 매트릭스 형태로 주주에게 제공하는 기법으로, 각 사별 특성에 맞춰 이사들이 갖춰야 할 대표 역량들을 정해 관련 정보를 주주들에게 상세하게 제공한다. BSM지표는 향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롯데는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 강화에도 지속적으로 힘쓰고 있다. 롯데는 여성 사외이사 비중과 사업전문성을 보유한 기업 출신 사외이사 비중을 2021년 대비 각 15%포인트(p) 가량 늘렸다.

롯데 관계자는 "거버넌스 체제 혁신을 위해 사외이사 의장 제도 및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며 "해당 제도를 지속적으로 계열사에 확대 적용해, 롯데그룹의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고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정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