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공동대표 체제 시너지···‘원팀’으로 위기 돌파”

조진호 기자 2024. 3. 2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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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 체제 출범 간담회서 경영전략 밝혀
M&A는 개발 역량·주주 이익 고려해 충분히 검토한 후 추진
‘리니지 라이크’ 시장 형성 자체가 엔씨 경쟁력 여전함 방증

공동대표 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위기돌파에 나선 엔씨소프트 차기 경영진이 “경쟁력 강화와 내부 역량 결집을 위해 ‘원팀’으로 전력투구하겠다”고 밝혔다.

김택진 엔씨 대표와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는 20일 공동대표 체제 출범과 관련해 열린 온라인 설명회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경영 환경에 대응해 공동대표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려 시너지를 발휘하는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엔씨는 지난해 말 VIG파트너스 대표를 지낸 M&A 전문가 박 내정자를 영입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동대표 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김 대표는 CEO이자 CCO(최고창의력책임자)로서 회사의 핵심인 게임 개발과 사업에 집중하며, 박 대표 내정자는 경영 시스템과 내실을 더욱 탄탄하게 다지고,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박 내정자는 이달 말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왼쪽)와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가 20일 공동대표 체제 출범과 관련해 온라인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위기 타개를 위한 경영 전력을 밝혔다. |엔씨소프트



이날 업계와 주주들의 관심이 집중된 M&A(인수·합병)와 관련, 박 내정자는 “포트폴리오와 시장 확장에 기여할 수 있는 국내외 기업이 후보군”이라며 “큰 금액이 들어가는 투자인 만큼 개발 역량뿐 아니라 주주들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는 재무적 실적과 안정성을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IP(지식재산) 확보를 위해 소수 지분 투자를 통한 퍼블리싱권 확보에도 주력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김 대표는 “(코로나 엔데믹 이후) 글로벌 게임시장의 성장이 멈췄고, 고객들의 취향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커진 환경 속에서 엔씨소프트도 변화를 위해 공동대표 체제를 출범했다”고 공동대표 체제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게임 전략과 관련해“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게임을 만들고자 소니와 IP 기반 글로벌 협업을 추진해왔고, 이번 주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미팅(회의)도 예정돼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술을 게임 제작에 적극 도입해 비용과 제작 시간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창의성이 뛰어난 작은 팀들의 역량이 중요한 시대로 넘어갈 것이라 생각하고 있고,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고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질의응답에서는 크게 악화한 실적과 불안정한 시장 상황을 타개할 방안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김 대표는 “‘블레이드&소울 2’와 ‘쓰론 앤 리버티’의 국내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엔씨에 대한 신뢰가 많이 손상됐다”고 반성한 뒤 “두 게임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목표로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 업계의 이슈가 되고 있는 이른바 ‘리니지 라이크’(리니지류 게임) 게임들에 대한 저작권 소송과 관련, “리니지라이크를 하나의 장르로 부를 만큼 시장 경쟁이 심해졌고 저작권 침해도 심각한 것이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분야에서 엔씨의 경쟁력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 내정자는 카카오게임즈, 웹젠 등과의 소송에 대해서는 “개발자들이 혼을 넣어 만든 게임을 카피하는 것은 게임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독소적 행위”라면서 “앞으로도 자체 개발 IP의 가치를 지키고 게임산업을 어지럽히는 행위에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로야구 구단 NC 다이노스 매각설, 신사옥 건립 추진과 관련한 우려 등도 언급됐다.

박 내정자는 다이노스와 관련해 “지난해부터 신중히 검토해왔지만 신규 게임 마케팅, 콘텐츠 기업으로서의 시너지 등 긍정적 측면을 고려해 매각보다는 운영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면서 “단, 비용 효율성 문제는 항상 체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계약상 신사옥 건축이 지연되면 엄청난 패널티(벌금)를 물게 돼있다”며 “현재 본사 사옥은 전체 직원 50% 정도만 수용 가능한데, 신사옥을 통해 전 직원이 한 공간에서 근무하면 임대 비용도 줄이고 효율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조진호 기자 ft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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