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여기에 투자한 거 비밀”…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11조 투자 철회된 사연

문가영 기자(moon31@mk.co.kr) 2024. 3. 2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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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가 ESG(환경·사회·책임경영) 투자를 빌미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에 일임한 투자를 철회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텍사스 학교발전기금은 블랙록과 맺은 85억 달러(약 11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일임계약을 이날 종료했다.

그러나 블랙록은 텍사스 공공 에너지 기업에 12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며 이번 투자일임 철회가 자의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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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화석연료에 투자 안해”
텍사스주, 11조원 투자 철회나서
플로리다도 지난해 20억弗 회수
공화당 주도 州 ESG 역풍 이어져
자산운용사 블랙록 뉴욕 본사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가 ESG(환경·사회·책임경영) 투자를 빌미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에 일임한 투자를 철회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텍사스 학교발전기금은 블랙록과 맺은 85억 달러(약 11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일임계약을 이날 종료했다. 블랙록이 국가 산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화석연료 에너지 기업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금을 운용하는 애론 킨시 텍사스주 교육위원회 위원장은 “주 법상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다는 이유로 에너지 기업 투자를 보이콧하는 운용사와 함께 투자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블랙록과의 계약이 이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킨시 위원장은 이어 “2021년 도입된 텍사스 주 법에 따라 행동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텍사스 학교발전기금은 5만2609km²의 토지와 광물 및 에너지 운영권을 보유한 텍사스 일반토지사무소(GLO)로부터 연 10억 달러의 기금을 받아 운용한다.

그는 “기금은 석유와 가스 산업에서 창출된 것”이라며 “그 산업이 이익을 보지 못하면 수십억 달러의 기금도 마련할 수가 없고, 그게 우리 기금이 겪는 문제점이자 장기적으로 명백한 존재론적 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블랙록은 텍사스 공공 에너지 기업에 12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며 이번 투자일임 철회가 자의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반박했다.

블랙록은 “이번 결정은 블랙록이 지속적으로 달성하고 있는 장기적인 초과 수익으로부터 텍사스의 학교와 가족들이 보게 될 이익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비판했다.

이번 투자일임 철회는 최근 ESG에 투자하는 자산운용사들이 공화당 계열의 미국 주들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앞서 플로리다주는 작년 8월 공적연금의 ESG 투자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20억 달러 규모의 블랙록 관리자산 전액을 회수한 바 있다.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는 모두 공화당 소속 주지사를 두고 있다.

래리 핑크 블랙록 CEO는 최근 “블랙록이 지난해 정치적 백래시(역풍)로 잃게 된 투자금만 40억 달러에 달한다”며 “ESG라는 단어의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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