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NC다이노스 매각 안해… “신규 게임 마케팅 등 긍정적 측면 고려”
박병무, 경영 효율화·M&A 주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박병무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가 글로벌 게임 경쟁력 강화와 내부 역량 결집을 위해 ‘원팀’으로 전력투구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게임 개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박 대표는 경영 효율화와 신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인수합병(M&A)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20일 김 대표와 박 공동대표 내정자는 공동대표 체제 출범과 관련해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1997년 이후 줄곧 김택진 창업자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돼왔다. 김 대표는 “작년 글로벌 게임시장의 성장이 멈췄고, 게임시장과 고객들의 취향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커진 환경 속에서 엔씨소프트도 변화를 위해 공동대표 체제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엔씨소프트는 연결기준 매출 1조7798억원, 영업이익 1373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31%, 75% 감소하는 등 실적이 급감했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3년 전 게임주가 각광받던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는 90만원대까지 치솟았으나 전날 18만8300원에 마감됐다. 엔씨소프트는 작년 말 VIG파트너스 대표를 지낸 M&A 전문가 박 내정자를 영입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동대표 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박 내정자는 이달 말 주주총회 선임 절차를 거쳐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 내정자는 “게임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시장 확장에 기여할 수 있는 국내외 기업이 M&A(인수·합병) 후보군”이라며 “큰 금액이 들어가는 투자인 만큼 개발 역량뿐 아니라 주주들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는 재무적 실적과 안정성을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IP(지식재산) 확보를 위해 소수 지분 투자를 통한 퍼블리싱권 확보에도 주력하겠다”고도 밝혔다.
박 내정자는 NC다이노스와 관련해 “지난해부터 신중히 검토해왔지만 신규 게임 마케팅, 콘텐츠 기업으로서의 시너지 등 긍정적 측면을 고려해 매각보다는 비용 효율적인 운영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며 “재무적 효율화만 따지느라 기업의 핵심 역량을 훼손해 장기적인 경쟁력을 흔드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했다.
김 대표는 “최우선으로 주력하는 분야는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게임을 만들고자 소니와 IP(지식재산) 기반 글로벌 협업을 추진해왔고, 이번 주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미팅(회의)도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기술을 게임 제작에 적극 도입해 비용과 제작 시간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창의성이 뛰어난 작은 팀들의 역량이 중요한 시대로 넘어갈 것이라 생각하고 있고,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고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블레이드&소울 2′와 ‘쓰론앤리버티’의 국내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고, 엔씨소프트에 대한 신뢰가 많이 손상됐다”면서도 “두 게임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목표로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리니지라이크(리니지류 게임)를 하나의 장르로 부를 만큼 시장 경쟁이 심해졌고 저작권 침해도 심각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만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건재하고 튼튼한 고객 기반을 가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 내정자는 “몇 달 전부터 전사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 준비를 철저히 해왔고, 게임 확률정보를 외부에서도 자동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 웹젠 등과 벌이고 있는 소송과 관련, “개발자들이 혼을 넣어 만든 게임을 카피하는 것은 게임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독소적 행위”라면서 “앞으로도 자체 개발 IP의 가치를 지키고 게임산업을 어지럽히는 행위에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내정자는 “신사옥 건립은 2020년부터 컨소시엄을 조직해 추진한 사업인데, 계약상 건축이 지연되면 엄청난 페널티(벌금)를 물게 돼있다”며 “현재 본사 사옥은 전체 직원 50% 정도만 수용 가능하고 나머지 직원은 2개의 다른 임대 건물에 있는데, 신사옥을 통해 전 직원을 한 공간에 모여 근무하게 하면 임대 비용도 줄이고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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