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전세자금대출 287조…"전세대출 확대 중단" 촉구

CBS노컷뉴스 박희영 기자·박인 수습기자 2024. 3. 20.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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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전세자금대출 실태 분석결과' 발표
윤석열 정부, 전세자금보증 공급액 연평균 47조…'역대 최대'
수도권 2030대 집중…"전세사기 피해자 상당수 2030인 것과 무관치 않아"


최근 5년간 전세자금대출 공급 규모가 287조 원에 달해 무분별한 대출 지원이 전세 사기 대란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 들어 전세자금보증 공급액이 연평균 47조 원에 달한다"며 전세대출 규모를 확대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날 경실련이 발표한 '전세자금대출 실태 분석결과'를 보면, 최근 5년 동안 전세자금대출 공급액은 286조 6천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수도권에만 79%(226조 3천억 원)가 집중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120조 2천억 원(42%) △경기 87조 7천억 원(31%) △인천 18조 4천억 원(6%) 순으로 공급액이 높았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 178조 5천억 원(62%) △다세대·다가구 52조 2천억 원(18%) △오피스텔 25조 5천억 원(9%) △연립·단독 11조 2천억 원(4%) △기타 19조 1천억 원(7%) 등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30대 129조 7천억 원(45%) △40대 63조 8천억 원(22%) △20대 56조 1천억 원(20%) △50대 27조 3천억 원(10%) △60대 이상 9조 6천억 원(3%) 순으로 나타났다.

경실련 정택수 부동산국책사업팀장은 "사회경험도 적고 부동산 정보가 부족한 2030이 전체 대출의 과반이 넘는 65%를 차지한다"며"이러한 현상은 전세사기 피해자가 2030이 상당수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세대출이 확대되는 이유로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전세자금보증 기준이 완화돼 온 영향이 크다는 점도 꼽혔다.

전세자금보증제도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자금 반환보증제도와는 다른 상품으로 전세자금 대출 시 은행의 요청에 따라 HF가 보증해 주는 상품이다. 공공이 보증해 주는 만큼 개인이 더 쉽게 대출받을 수 있는데, 보증 기준이 꾸준히 완화돼 오면서 전세대출 규모를 키웠다는 게 경실련 설명이다.

현재 HF의 전세대출 보증 한도는 4억 원까지 확대됐고, 보유주택 가격이 9억 원을 초과하는 1주택자 등에 대해서도 전세자금보증을 허용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최근 15년간 HF 전세자금보증 현황 분석결과, 연평균 공급액은 윤석열 정부가 47조 4천억 원(64만 건)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제공


경실련이 최근 15년간 HF 전세자금보증 현황 분석결과, 연평균 공급액은 윤석열 정부가 47조 4천억 원(64만 건)으로 가장 높았다. 또 건당 금액 또한 7400만 원으로 가장 컸다. 윤석열 정부의 경우 2023년 9월까지만 반영돼 향후 총 공급액도 역대 정부를 크게 앞지를 것으로 경실련은 전망했다.

이후 정권별 전세자금보증 연평균 공급액은 △문재인 정부 39조 5천억 원(6400만 원) △박근혜 정부 17조 7천억 원(4200만 원) △이명박 정부 6조 8천억 원(2800만 원) 순이었다.  

경실련 관계자는 "2008년 이후 전세자금 대출은 엄청난 폭으로 증가하여 전세가, 매매가에까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들어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정부는 전세대출을 더욱 늘리고자 애쓰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방침이 계속된다면 전세제도가 가진 위험성은 줄어들지 않고 언제든 국민의 삶을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경실련은 △전월세 신고제, 주택임대사업자 등록 의무 시행 △전세자금대출 DSR 적용 및 보증 기준 강화 △임대차 계약 시 임대인의 반환보증가입 의무화 △장기공공주택 대거 공급 및 전세사기 주택 공공우선 매수권 활용해 매입 등을 제시했다.

특히 경실련은 임대인 반환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경실련 조정은 토지주택위원장은 "채권자가 보증을 가입하다 보니 보증기관은 채무자의 보증금 반환 리스크가 얼마나 큰지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다"며 "그 결과 반환보증보험은 보증금보증에 비해 대위변제도 훨씬 많을 뿐만 아니라 회수율도 매우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증금을 돌려받는 주체가 임차인이기 때문에 임차인이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사실상 임대인이 채무자이기 때문에 책임을 부과해야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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