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 Good]콜라만 마셔도 잠 못 자는 당신...'디카페인 콜라'의 변신을 맛 본다면

박경담 2024. 3. 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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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시·코카콜라, 디카페인 콜라 속속 출시
제로 콜라 이어 건강 챙기는 소비자 겨냥
디카페인 커피는 정착, 신제품도 많아
펩시가 12일 새로 내놓은 디카페인 콜라 제품 '펩시 제로슈거 제로카페인'. 롯데칠성음료 제공

펩시가 콜라에 카페인을 넣지 않은 신제품 '펩시 제로슈거 제로카페인'(펩시 제로카페인)을 내놓으면서 영원한 라이벌 코카콜라와 겨루는 디카페인 콜라 전쟁이 막 올랐다. '1일 1 커피'는 기본인 요즘 카페인 섭취를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디카페인 제품 영역은 커피를 넘어 콜라까지 넓어지는 모습이다.

20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펩시 제로카페인은 12일 출시해 전국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에 앞서 코카콜라는 지난해 7월 LG생활건강을 통해 신제품 '제로제로'를 내놓으면서 디카페인 콜라의 포문을 열었다. 롯데칠성음료, LG생활건강은 각각 펩시, 코카콜라와 파트너 계약을 맺고 국내 생산·판매를 담당하는 회사다.

커피, 차 등에 들어있다고 잘 알려진 카페인은 콜라도 함유하고 있다. 카페인은 전체 콜라 용량의 약 10%를 차지한다. 코카콜라, 펩시는 맛을 내기 위해 카페인을 넣는다고 한다. 카페인이 콜라 비법 재료 중 하나인 셈이다. 사이다 등 다른 탄산음료는 콜라와 다르게 카페인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카페인은 중추 신경계를 자극해 집중력 증가, 피로 감소 등의 효과를 내는 반면 수면 장애, 두통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성인 기준 일일 카페인 섭취량을 400mg으로 제한한다. 아메리카노 한 잔 평균 카페인 함유량 150mg을 고려하면 커피 두세 잔과 콜라를 함께 마실 경우 일일 기준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


설탕 제로 이어 카페인 제거, 콜라의 확장

코카콜라가 지난해 7월 출시한 디카페인 콜라 제품 '코카콜라 제로제로'. 한국 코카콜라 제공

디카페인 콜라는 설탕을 없앤 제로 콜라의 확장으로 볼 수 있다. 제로 콜라는 달콤하고 청량감 있지만 몸에 도움 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 오리지널 콜라와 비교해 '건강한 콜라'를 내세운다. 디카페인 콜라는 제로 콜라에서 카페인까지 제거해 건강을 챙기는 소비자에게 한 발 더 다가서고 있다.

코카콜라, 펩시가 각각 2006년, 2021년부터 팔기 시작한 제로 콜라는 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현재 전체 콜라 시장에서 제로 콜라 비중은 30~40%로 알려졌다. 롯데칠성음료만 봐도 펩시를 포함한 제로 탄산음료 매출액은 2021년 890억 원에서 지난해 2,730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제로 콜라는 전망도 밝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전 세계 제로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2020년 1,253억 달러(약 167조 원)에서 2030년 2,435억 달러(약 325조 원)로 커진다. 업계는 이런 제로 콜라의 성공이 코카콜라, 펩시가 디카페인 콜라 출시를 결정한 핵심 요인으로 꼽고 있다. 건강을 중시하는 식습관 문화에 따라 디카페인 콜라가 소비자에게 통할 것이란 판단이다.


낮엔 일반 커피, 저녁엔 디카페인 커피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전체 아메리카노 판매량 대비 디카페인 비중은 2019년 7.5%에서 지난해 9.3%로 늘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 모습. 연합뉴스

콜라보다 먼저 카페인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채워준 식품은 커피다. 커피는 카페인이 원두 자체에 포함돼있다. 이 원두에서 카페인을 추출하는 방법은 ①물로 불리기 ②화학약품 염화메틸렌 사용 ③이산화탄소 필터 등으로 나뉜다. 국내에선 염화메틸렌으로 카페인을 제거한 원두는 허용되지 않는다. 원두에서 카페인만 빼다 보니 디카페인 커피는 맛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만 디카페인 커피도 카페인을 10mg 이하 정도로 소량을 함유하고 있다.

디카페인 커피의 인기는 수치로 증명된다. 관세청 집계 결과 디카페인 커피 수입량은 2018년 1,724톤에서 지난해 6,521톤으로 늘었다. 전체 커피 수입량에서 디카페인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08%에서 3.39%로 커졌다.

개별 회사도 디카페인 커피 판매에 공들이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전체 아메리카노 판매량에서 디카페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7.5%에서 지난해 9.3%로 확대됐다. 스타벅스가 지난해 새로 선보인 프로모션 음료 32종 가운데 디카페인 음료는 11종으로 3개 중 1개꼴이었다. 이디야 커피도 지난해 1월 디카페인 커피 판매를 개시하는 등 대다수 커피 프랜차이즈는 디카페인 커피를 주요 판매 제품군에 올려놓았다.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 구매 가능한 캔 커피, 커피 머신에 넣는 캡슐 커피 역시 디카페인 수요가 늘고 있다. 차는 아직 국내보단 해외 음료 기업에서 생산한 디카페인 제품이 많다. 다만 롯데칠성음료가 올해 상반기 '실론티 제로 디카페인' 출시를 예고하는 등 국내 기업도 디카페인 차 개발을 저울질하는 중이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카페인을 멀리하는 고객만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는 게 아니라 낮엔 일반 커피, 저녁엔 카페인 제로 제품을 찾는 경우도 많다"며 "카페인을 관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디카페인 제품은 더욱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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