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니 형, 경복궁에서 사진이라도 한 장 찍고 가…” 역시 오타니, 서울에서도 야구장→호텔, 호텔→야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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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은 '목격담'의 시간이었다.
"글쎄. 한 번도 호텔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루키도 아니다.
"근무하던 시절에 오타니도 여러 차례 우리 호텔에 묵었다. 직접 목격한 것도 여러 번이다. 그런데 그건 들어올 때, 나갈 때뿐이다. 기본적으로 한번 체크인하면 얼굴을 볼 수 없다. 술이나 유흥은커녕 외식조차 나가지 않더라. 그냥 객실에서만 머무는 것 같았다."
"타니 형, 경복궁에서 사진이라도 한 장 찍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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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백종인 객원기자] 지난 며칠은 ‘목격담’의 시간이었다. ‘어디 가니 ○○○이 있더라’, ‘길에서 ★★★을 봤다’….
평생 한번 보기 어려운 스타들이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에서, 곳곳 맛집에서. 속된 말로 흔한 게 메이저리거다. 인증샷 찍고, 사인받고…. 덕분에 소셜 미디어와 각종 커뮤니티도 풍요롭다.
그들에게도 멋진 여행이다. 언제 또 와보겠나. 가족과 함께 최고급 전세기를 탔다. 먼 곳의 팬들을 만나고, 아름다운 나라의 이곳저곳을 돌아볼 수 있다. 고된 시즌을 앞두고 이런 충전의 기회도 없다. 하루가 24시간뿐인 게 아쉽다.
그런 와중이다. 유독 사각지대에 숨겨진 인물이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 서울 시리즈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가 그렇다.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29)다.
입국하던 날 공항에서 잠깐이다. 일상의 사복 차림은 거의 노출되지 않는다. 구단이 마련한 공식 만찬에서의 모습만 기억에 남는다. 신혼부부의 테이블이 다저스 전속 사진 작가의 렌즈에 담겼다. 그리고는 야구장에서의 모습이 거의 전부다.
미세스 오타니 역시 비슷하다. 묵고 있는 호텔 주변에서도 잘 눈에 띄지 않는다. 혹시나 하며 대기 중인 팬들의 휴대폰은 카메라 기능이 마냥 대기상태다. 화제가 된 다저스 부인들의 쇼핑 나들이에서도 유독 그녀의 자취는 찾을 수 없다. 오직 경기 당일, 고척 스카이돔 일반석에서 시댁 식구들과 함께 있는 모습만 화면에 담긴다.
잘 알려진 에피소드다. 지난해 양키스와 원정 경기 때다. 결승 투런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를 마치고 기자들이 묻는다. ‘뉴욕에 대한 인상이 어떤가.’
이도류의 대답이 모두를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글쎄. 한 번도 호텔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루키도 아니다. 벌써 6시즌째다. 뉴욕 원정이 10번은 넘었을 것이다. 머문 기간을 합하면 한 달은 된다. 그런데 아직 시내 구경도 못 했다는 것이다.
이어진 설명은 기가 막힌다. “LA와 시차가 3시간이나 난다. 그래서 수면 관리가 무척 중요하다.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잠자는 시간 관리를 잘해야 한다. 보통은 며칠 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그걸 잘 지키고 있다.”
일본의 한 대중 매체의 작년 기사다. ‘호텔맨이 폭로한 프로야구 선수의 뒷모습’이라는 제목이다. 그러니까 일본 구단들이 많이 묵는 (원정지) 호텔에서 일했던 직원의 폭로성 인터뷰다. 주로 술과 여자 얘기가 가득한 스토리였다.
유독 다른 선수가 하나 있었다. 쓰레기 잘 줍는 청년이다. 그 직원의 기억이다.
“근무하던 시절에 오타니도 여러 차례 우리 호텔에 묵었다. 직접 목격한 것도 여러 번이다. 그런데 그건 들어올 때, 나갈 때뿐이다. 기본적으로 한번 체크인하면 얼굴을 볼 수 없다. 술이나 유흥은커녕 외식조차 나가지 않더라. 그냥 객실에서만 머무는 것 같았다.”
장거리 연애라고 했다. 사귀는 동안 동반 외식은 꿈도 못 꿀 일이다. 이번 서울 시리즈는 어쩌면 둘의 첫 나들이일지 모른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면 신혼여행이다. 그런데 ‘방콕’이라니….
보다 못한 네티즌이 댓글 하나를 남겼다. “타니 형, 경복궁에서 사진이라도 한 장 찍고 가.”
/ goorad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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