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메달 경매, 치료 소문도” 오재원 마약 투약 혐의 체포, 불안 전조 있었다
“프리미어12 우승 메달까지 경매로 내놓았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문도 들었다.” “연예계와 밀접하게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전 국가대표 출신의 전직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하지만 현역 생활 도중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전 빅뱅 출신의 가수 승리의 필리핀 호화 생일파티에 초대된 내용이 문제가 되는 등 사생활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오재원은 은퇴 후 막말 논란 등 불안한 행보를 보일 당시부터 각종 기행의 배경에 정신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문도 파다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오재원이 은퇴 이후 해설을 하면서 SNS나 온라인 방송 등으로 대중들에게 지나치게 공격적인 언행을 하거나 야구계 인물들에게도 욕설 등을 한 적이 있다”면서 “상식적이지 않은 수준의 적대감을 보이는 배경에 평소 오재원의 모습과 달라 당시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막말논란을 벌이던 떄의 오재원을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2015년 프리미어 12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하는 안타를 치고, 포효했고 이른바 ‘빠던’을 날리며 야구팬들에게 호쾌함을 안겼던 ‘오열사’로서의 모습을 오재원 스스로 굉장히 자랑스러워했던 것 까지 고려하면 그 우승 기념 메달까지 판매하는 행보에 야구계 많은 인사들이 놀랐던 게 사실이다.
사건 이후 연락이 닿은 한 야구계 관계자는 “해설위원 사퇴 이후 야구계와는 큰 인연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 그간의 행보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면서 “마약 투약 혐의와 같은 소식으로 근황을 접하게 돼서 안타깝고 놀라운 심정”이라고 전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3월 19일 오재원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오재원은 3월 10일 함께 있던 여성의 신고로 한 차례 마약 혐의 조사를 받았지만, 혐의를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경찰은 마약 간이 시약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자 오재원을 귀가시켰다.
이후 경찰은 오재원의 마약 투약 단서를 추가로 확인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을 확보했다. 추가 조사를 통해 단서가 확보되면서 체포영장까지 발부된 만큼 이제는 범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이 된 오재원이다. 참고인 신분이나 경찰의 내사 단계 수준이 아니라 정식으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체포된 만큼 혐의를 벗어나긴 쉽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2007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오재원은 2022년까지 16시즌 동안 원 클럽 맨으로서 개인 통산 1,57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7/ 1,152안타/ 64홈런/ 521타점/ 678득점/ 289도루를 올렸다.
특히 두산이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2015, 2016, 2019년)을 달성하는 시기에 오재원은 주전 2루수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오랜 기간 주장 자리를 맡아 팀원들을 이끄는 탁원한 리더십도 선보였다. 오재원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12 대회에서 대표팀에 발탁돼 우승을 맛봤다.
현역 시절 마무리도 좋지 않았다. 2020년 1월 3년 총액 19억원의 조건으로 FA 계약을 맺었지만 이후 3년간 부상과 부진 등으로 제 몫을 하지 못해 사실상 ‘FA 먹튀’로 불렸다. 3시즌간 148경기서 타율 0.207/5홈런/33득점/36타점/13도루/OPS 0.589의 초라한 성적에 그쳤다. 특히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46경기 79타석, 18경기 31타석을 소화하며 1할대 타율에 그쳐 팀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특히 FA를 맺기 전인 2019년에도 오재원은 가수 승리의 초호화 필리핀 생일파티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대중들의 지탄을 받았다. 그리고 심각한 부진 끝에 1군 엔트리서 제외되기도 했다.
당시 승리는 연예인 및 연예계 관계자를 포함해 다수의 지인들과 유흥업소 종사자와 접대부, 해외 사업 관련 관계자 등을 불러 초호화 파티를 벌인 사실이 알려져 사회적인 지탄을 받았다. 이외에도 일명 ‘버닝썬 사건’을 통해 경찰과 연예인 등이 유착된 여러 사건 사고에 연루된 혐의로 오랫동안 경찰 조사를 받았고, 성매매, 상습도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총 9개 혐의를 받아 1년 6개월의 실형을 받고 지난해 2월 출소했다.
하지만 오재원은 당시 이른바 ‘버닝썬 패밀리’에 소속됐다는 의혹에 대해 자신의 SNS를 통해 항공권 영수증을 첨부하며 “두 장 다 내가 계산을 했고 왼쪽의 여자 분은 내 전 여자친구의 영수증이다”며 “정식 초대는 그 분(전 여자친구)이 받은 거였고, 난 리조트 제공이라는 성의가 너무 부담스러워 한사코 거절을 하다 따라가게 된 것”이라며 접대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당시 오재원은 은퇴 뒤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코리안특급(박찬호)을 매우 싫어한다”며 “전 국민이 새벽에 일어나 응원했던 마음을, 그 감사함을 모르는 것 같다. (박찬호) 해설하면서 바보(로) 만든 선수가 한두 명이 아니다. 그것에 관한 책임은 지지 않았다”라고 주장해 ‘박찬호 디스’ 논란을 불렀다.
과거 자신을 저격하는 해설을 했던 박찬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고문에 대해 다시 한 번 일방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구설에 오른 것이다.
이어 오재원은 해설 도중 삼성 투수 양창섭이 몸에 맞는 공을 던지자 “대놓고 때린(던진) 것이다. 난 이런 상황을 가장 싫어한다”며 ‘빈볼’로 확언해 경기장 안팎에서 크게 비판받았다. 이외에도 여러 발언으로 구설수에 계속 올랐던 오재원은 결국 해설위원 자리에서 자진 하차했다. 형식은 자진 하차였지만 사실상의 경질과 다름 없었던 상황이었다.
이후 오재원 개인적으로는 개인 동영상 채널 운영과 더불어 트레이닝 센터 운영을 이어갔다. 특별한 소식이 들리지 않았지만, 드문드문 전해오는 소식 속에서는 오재원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거나 선수 등 과거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려고 시도했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들리기도 했다.
실제 온라인 사이트에 오재원의 프리미어12 우승 기념 메달이 매물로 올라오면서 이 같은 소문들이 힘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공개적인 활동을 자제하면서 한동안 암행했던 오재원은 마약 투약 혐의라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다시 야구팬들 앞에 등장했다.
충격적인 소식 이전 불안했던 수많은 전조 탓에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는 체포 소식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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