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동훈, 친윤과 갈등 최고조…“그만둔다고요? 내가 관두겠다”

서영지 기자 2024. 3. 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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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의 갈등이 20일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윤재옥 원내대표에게 전화해 "한 위원장이 내 전화도 안 받고,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서 독단적으로 사무처 직원들은 다 빼고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이렇게 하면 나는 같이 못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당 안팎에서는 친윤계 의원들 사이에서 도태우(대구 중·남)·장예찬(부산 수영)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는 등 지역구 공천 때부터 쌓였던 불만이 터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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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핵심 이철규와 비례대표 공천 놓고 충돌
“이철규 반발, 윤 대통령 의중과 무관치 않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철규 의원. 연합뉴스

유승민·이철희 전 의원의 총선특강 ‘우리동네 국회의원 제대로 뽑는 법’. 검색창에 ‘휘클리 심화반’을 쳐보세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의 갈등이 20일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이유는 ‘비례대표 명단’이지만, 짧게는 도태우·장예찬 후보 공천 취소 등 지역구 공천 때부터 쌓여온 앙금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의원의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과도 무관치 않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비례대표 후보 공천자 명단을 발표한 것은 지난 18일 오후 2시 반이다. 하지만 명단 발표 전부터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비례대표 후보 공천자 명단에 비대위원 2명(현역 비례 김예지 의원, 한지아 을지의과대학 부교수)이 들어가 있고, 호남과 당직자 출신은 뒷순번으로 밀렸다는 얘기가 돌면서다. 소식을 들은 이 의원은 발표 전날인 17일 밤부터 18일 오후까지 한 위원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한 위원장은 받지 않았다. 그러자 이 의원은 윤재옥 원내대표에게 전화해 “한 위원장이 내 전화도 안 받고,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서 독단적으로 사무처 직원들은 다 빼고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이렇게 하면 나는 같이 못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윤 원내대표한테 이런 얘기를 전해들은 한 위원장이 18일 오후 명단 발표 직전 이 의원에게 전화를 걸면서 두 사람의 통화는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통화에서 한 위원장은 이 의원에게 “그만둔다고요? 내가 관둘게요”라고 했고, 이 의원은 “한 위원장이 왜 그만두시냐. 사무처 직원을 비례대표 후보 앞 순번에 왜 한명도 안 넣으셨나. 호남 배려도 안 하고 그게 문제라고 하는데 왜 그렇게 반응하시냐”라고 말했다는 게 국민의힘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 위원장 쪽은 이 의원이 호남 출신의 보수 논객 등 특정인을 비례대표 후보에 넣을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의원 쪽은 “그날은 오로지 호남이랑 당 사무처 직원들이 포함되지 않은 것만 문제제기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 의원을 포함한 친윤계는 지난 대선 때부터 윤석열 대통령을 앞장서서 도운 호남 인사들을 배려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또 다른 친윤계 핵심 의원은 한겨레에 “정말 생뚱맞은 사람들이 비례대표 공천을 받았는데, 그게 아니라 호남 인사들을 배려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는 비례대표 후보 순번 20위 안에 5명(25%)을 ‘직전 총선 정당득표율 15% 미만 시·도’ 출신자로 우선추천하도록 돼 있다. 조배숙 전 국민의힘 전북도당위원장은 전북 지역 국민의힘 후보들과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험지인 전북에서 열심히 하는 분들이 당헌·당규의 취약지역 배려 조항에 희망을 가졌는데 전혀 지켜지지 않아 실망이 크다. 전북 지역 출마자들은 부당한 처사가 시정되지 않을 경우 후보직을 전원 내려놓겠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과의 통화에서 이 의원은 “친윤이 죄인이냐”라고까지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의원은 한 위원장의 ‘독단’을 지적하면서 탈당 뒤 무소속 출마 뜻까지 시사했다고 한다. 친윤계 한 의원은 “이 의원이 통화에서 ‘매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친윤 의원들 얘기하는데 대통령이 우리를 국회의원 시켜준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국회의원이 됐다. 정권교체 하려고 대통령을 도와 헌신적으로 일한 것뿐이다. 그런데 왜 대통령 당선 뒤 보궐선거로 들어온 사람(장동혁 사무총장)이 대통령을 적대시하냐’고 하소연 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친윤계 의원들 사이에서 도태우(대구 중·남)·장예찬(부산 수영)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는 등 지역구 공천 때부터 쌓였던 불만이 터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 친윤계 의원은 “이 의원의 반발은 윤 대통령의 의중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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