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과일 꺾기’ 1500억 투입… ‘MB판 물가억제’ 답습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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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배 등 과일을 중심으로 폭등한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가 1500억 원의 물가안정자금을 긴급 투입하는 내용을 담은 '3·18 물가안정대책'을 발표했지만 부작용도 만만찮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정부가 물가안정자금 1500억 원을 투입하며 7월 말 첫 수확까지 재고 물량이 부족한 사과·배 등에 할인 지원을 하는 것은 '사실상 수요 진작을 위한 보조금 지급'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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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지원은 사실상 보조금
수요줄여야하는데 되레 늘려
농민보호 명분 수입규제 한계”
“기업에 물가책임 전가”비판도
사과·배 등 과일을 중심으로 폭등한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가 1500억 원의 물가안정자금을 긴급 투입하는 내용을 담은 ‘3·18 물가안정대책’을 발표했지만 부작용도 만만찮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의 가격 지원 정책은 소비자의 ‘합리적 소비’를 막는다는 지적과 함께 정부가 그리드플레이션(기업의 탐욕이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현상)을 핑계로 또다시 기업들의 가격 인하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비정상적인 물가 억제책이 이명박 정부 당시와 마찬가지로 실패할 것이란 우려도 적잖다.
20일 정부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언급한 ‘특단’의 물가대책이 임시방편에 그치면서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물가 안정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정부가 물가안정자금 1500억 원을 투입하며 7월 말 첫 수확까지 재고 물량이 부족한 사과·배 등에 할인 지원을 하는 것은 ‘사실상 수요 진작을 위한 보조금 지급’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불가피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추가 공급이 불가능한 사과·배 가격 급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수요 감소를 보조금 성격의 가격 지원이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사과·배 등 국내 생산 과일에 대한 ‘수입금지’를 너무 오랜 기간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엔 ‘농가 보호’가 이들 품목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의 명분이었지만 지금은 생산자 수도 줄었고, 다른 농산물 수입도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최근 사과에 대해 “일본과 협의 중이지만 검역 문제가 복잡해 시간이 걸린다”는 해명을 하거나, 자칫 수입금지 작물에 대한 개방 가능성을 정부가 언급할 경우 향후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협상에서 우리나라가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개방할 의지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최근 제분업체 등 식품가공 기업들을 찾아 가격 인상 자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그리드플레이션 업체에 대한 단속 강화도 밝히고 있는데, 이 역시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처럼 기업들에 물가 인상 책임을 돌리는 행위와 마찬가지라는 비판이 크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할인 지원을 하면 소비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이명박 정부에서 강제로 물가 관리에 나섰으나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생산이 늘어나지 않는데 인위적인 규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민·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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