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법원, 텍사스주 불법이민자 체포법 허용…SB 4 즉시 발효

한경제 2024. 3. 2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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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법원이 주(州) 차원에서 비시민권자를 체포하고 추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텍사스주의 이민법을 일시적으로 허용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 대법원은 이날 연방 항소법원에서 심리 중인 텍사스주 이민법 'SB 4'의 집행 정지 명령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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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일 텍사스주 이글 패스에 있는 텍사스와 멕시코 국경에서 이민자들이 당국에 의해 구금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미국 대법원이 주(州) 차원에서 비시민권자를 체포하고 추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텍사스주의 이민법을 일시적으로 허용했다. 11월 대선의 주요 쟁점이 된 국경·이민 문제를 둘러싸고 양당의 대립이 격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 대법원은 이날 연방 항소법원에서 심리 중인 텍사스주 이민법 ‘SB 4’의 집행 정지 명령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항소 법원에서 법리를 다투는 동안 SB 4는 곧장 시행될 수 있게 됐다. WSJ은 “대법원은 ‘주 정부가 국경에 대한 연방 권한을 방해할 수 없다’고 주장한 바이든 행정부의 긴급 항소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지난 12월에 법으로 제정된 SB 4는 미국 체류 허가 없이 지정된 입국항을 벗어나 텍사스로 입국하는 것을 주 범죄로 규정하고, 주 경찰과 지역 판사가 위반자를 구금 및 추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는 12월 18일 이 법안에 서명했다. 당초 이달 5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바이든 정부는 텍사스 이민법 연방 정부의 권한을 침해하는 위헌 소지가 있다며 지난 1월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9월 23일 리오그란데강을 건너 텍사스주로 입국한 멕시코 이민자들이 미국 세관국경보호국의 심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AP연합뉴스)


1심은 바이든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 법의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지만, 2심을 심리한 제5 연방 순회 항소법원은 본안 판결 전에 1심의 가처분 결정을 뒤집어 법 시행을 일단 허용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항소법원의 본안 심리는 오는 4월 3일 열릴 예정이다.

연방대법관 9명 중 보수 성향의 6명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진다. 법원은 긴급 명령을 내릴 때의 관례에 따라 이번 결정을 내린 이유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반대 의견을 낸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이 법은 박해나 고문으로부터 도망치는 개인을 보호하려는 미국의 노력과 의무를 좌절시킨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SB 4를 둘러싼 논쟁은 애봇 주지사와 바이든 행정부 간 국경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애보트 주지사는 “연방 정부가 남부 국경을 보호할 의무를 포기했다”고 주장하며 국경에 주 경찰과 방위군을 배치하고 리오그란데강 안팎에 장벽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조치를 추진했다. 텍사스주가 국경 강화를 위해 지출 및 할당한 금액은 11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지난 2월 29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텍사스주 이글 패스의 셸비 공원에서 연설 중인 그렉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왼쪽)를 가리키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는 SNS에 “법원의 조치는 분명히 긍정적인 발전”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공보 비서관은 “SB 4를 시행하면 남부 국경에서 혼란이 일 것”이라며 “우리는 텍사스의 유해하고 위헌적인 법을 허용하는 대법원의 명령에 근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멕시코 외무부는 화요일 성명에서 “멕시코는 주 또는 지방 당국이 이민 통제 의무를 수행하고 자국민 또는 외국인을 멕시코 영토로 구금 및 추방하는 모든 조치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텍사스 법에 따라 멕시코로 송환 명령을 받은 이민자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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