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발사체 용접 '전자빔 용접시스템' 국산화 성공

한국기계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패밀리기업 한라이비텍에 설치된 대형 전자빔용접 시스템. 기계연 제공.

잠수함이나 발사체처럼 외관 두께가 100mm 이상인 강철판을 용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압력용기의 제작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국부진공 고출력 전자빔 용접시스템 국산화 가능성도 확보됐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서정 부산기계기술연구센터 레이저기술실용화연구실 책임연구원 연구팀과 한국전기연구원, 부경대, 한라이비텍 연구팀이 국내 최초로 60킬로와트(kW)급 고출력 전자빔 용접시스템 국산화 기술과 고신뢰성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전자총 등 핵심 장비 개발에 많은 예산이 소요되고 기술적인 위험이 있어 대형 전자빔 용접 시스템은 국내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다. 연구팀은 국산화한 전자총과 고전압 장치를 탑재한 대형 전자빔 용접 시스템을 설계·제작하고 운전에 성공했다. 100mm 이상의 두꺼운 금속부품을 한 번에 용접할 수 있는 연구팀의 기술은 수입 장비보다 50% 저렴하게 장비를 제작할 수 있다. 

대형 진공 챔버 내부에서 수행되는 용접 공정을 외부에서 모니터링하고 전자빔 용접선을 자동으로 추적하는 용접심 트래킹 기술도 개발했다. 무인 자율 전자빔 용접 장비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향후 두께 200mm 이상인 강철판의 SMR 압력용기를 용접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국산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의 국부진공 전자빔 용접시스템은 기존 대비 제작 시간이 짧고 원가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전자빔 용접은 대형 진공 챔버 내부에 용접시스템을 설치해 용접하기 때문에 진공배기시간이 오래 걸린다. 반면 국부진공은 용접부만 부분적으로 진공하는 소형 챔버를 사용해 진공배기시간이 크게 단축되고 챔버 제작 가격도 저렴해진다. 연구팀은 시간 단축 및 경제성 확보 측면에서 수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류석현 기계연 원장은 “기계연-부산시-부산상공회의소가 협약한 ‘SMR 제작지원센터 유치·구축’과 연계해서 이번에 개발한 전자빔 용접시스템이 SMR 제조기술 혁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용접·접합학회지’에 발표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