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인공태양` 1억도서 48초… 또 신기록

핵융합硏, 플라즈마 역량 입증
디버터 소재 바꿔 성능감소 완화
2026년까지 '300초' 운전 목표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의 48초 운전에 성공한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의 내부 모습. 핵융합연 제공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한국형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가 핵융합 핵심 조건인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 시간을 48초까지 늘려 세계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사진은 KSTAR 모습. 핵융합연 제공

우리나라가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 실증로 운전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확보했다. 섭씨 1억도의 고온에서 한국형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의 플라즈마 연속 운전 시간은 48초까지 늘리는 데 성공한 것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플라즈마 운전 역량을 입증한 결과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KSTAR의 내벽 부품을 교체한 이후 처음 진행한 플라즈마 실험에서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를 48초까지 연장 운전하고,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모드(H-모드)를 102초 운전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온온도 1억도에서 48초 운전은 세계 최고 기록이다. KSTAR는 2018년 처음으로 이온온도 1억도 플라즈마를 달성한 이후 2021년 30초를 유지하며 세계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핵융합에너지 실현을 위해선 핵융합 반응이 활발히 일어나는 초고온·고밀도 플라즈마를 장시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핵융합 연구자들은 KSTAR와 같은 핵융합 장치를 이용해 다양한 플라즈마 운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기존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 기술과 가열장치 성능 향상 등을 기반으로 핵융합 핵심 조건인 이온온도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을 48초까지 연장했다. 또한 고온·고밀도 플라즈마 상태를 유지하는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모드를 102초 동안 연속 운전했다. 이런 결과는 지난해 KSTAR 내부의 플라즈마 대면 장치 중 하나인 디버터를 텅스텐 소재로 바꿔 장시간 플라즈마 운전에 따른 성능 감소 현상을 완화해 플라즈마 성능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텅스텐 디버터는 기존 탄소 디버터와 비교해 동일 열부하에 대한 표면 온도 증가가 4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초고온 플라즈마의 장시간 운전에 유리하다. 하지만, 플라즈마 접촉 시 생성되는 불순물에 의한 에너지 손실이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운전기술이 요구된다.

윤시우 핵융합연 KSTAR 연구본부장은 "텅스텐 디버터 환경에서 진행된 첫 실험임에도 기존 성과를 뛰어넘는 결과를 단시간 내에 달성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가열과 전류구동장치의 성능 향상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장시간 플라즈마 운전에 요구되는 핵심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STAR의 최종 목표는 2026년까지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 시간을 300초까지 늘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KSTAR 내벽 부품 전체를 텅스텐으로 교체하고, AI 기반의 실시간 피드백 제어 기술을 확보하는 등 관련 연구와 장치 성능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유석재 핵융합연 원장은 "KSTAR의 안정적 운영을 바탕으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실험 주도와 핵융합 실증로 건설·운전을 위한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