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1루수 경쟁은 막 내렸는데…나성범 변수 발생, 31세 대기만성 스타와 3월 홈런왕 ‘같이 삽시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타이거즈의 1루수 경쟁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 이범호 감독이 수 차례 암시한대로 이우성(31)이다. 그런데 어쩌면 23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전 주전 1루수가 이우성이 아닐 수도 있다.
나성범(35) 변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19일 시범경기를 마친 이범호 감독으로선 개막 2연전 라인업 구상이 머리가 아플 듯하다. 어떻게든 투수들이 점수를 덜 주고, 나성범의 몫을 다른 타자들이 모아서 득점력을 유지하는 게 최대과제다.
사실 이범호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이우성을 주전 1루수로 염두에 뒀다. 시범경기서 ‘실전 수비’를 확인하려고 했을 뿐이다. 실제 이우성은 무난한 1루 수비력을 선보이며 이범호 감독의 합격점을 받은 듯하다. 스프링캠프에서 1루 수비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나성범이 빠지면서 이범호 감독의 초기 구상이 완전히 무너졌다. 우선 타순은 최형우가 4번으로 올라오면서 김선빈, 이우성도 단계적으로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타순은 큰 어려움 없이 플랜B를 마련할 수 있다.
수비 포지션 구성이 이범호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할 것으로 보인다. 옵션이 많다. 나성범이 빠진 우익수 자리에 이창진을 집어넣는 게 가장 간단한 구상이다. 여기서 나아가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중견수로, 최원준을 우익수로 옮기고 ‘미친 컨택’ 고종욱을 좌익수로 기용할 수 있다. 아니면 몇 경기는 최형우에게 좌익수를 맡기고 고종욱을 지명타자로 기용해도 무방하다.
이런 방법도 있다. 이우성을 일시적으로 외야수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우익수 혹은 좌익수로 기용하면 남는 1루를 시범경기 홈런왕(4개) 및 타점왕(12개) 황대인에게 맡길 수 있다. 황대인이 시범경기 컨디션이 대단히 좋았던 걸 감안하면 이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크다.
애당초 이우성과 황대인은 공존이 힘들어 보였다. 이우성이 1루 겸업을 선언한 이후 기존 황대인, 변우혁, 오선우는 건전한 경쟁 관계였다. 여기서 일단 황대인이 치고 나가며 개막전 주전 1루수 가능성을 키운 상태다.
황대인의 1루 수비력이 아주 좋다고 말하긴 어렵다. 그러나 KIA 타선이 시범경기서 예상 외로 전체적인 생산력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이런 부분을 감안하면 감 좋은 황대인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시범경기서 살짝 밀려난 변우혁이나 오선우는 일단 다음기회를 엿봐야 할 듯하다.
나성범의 부상은 KIA로선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황대인이나 그의 경쟁자 변우혁에겐 조그마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우성의 멀티포지션 준비가 곧바로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도 생각한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나성범은 당분간 없다. KIA가 캔버라, 오키나와캠프에서 준비한 플랜B에 대한 경쟁력을 시험 받는 시간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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