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킬 논란' 황대헌과 '3관왕' 中 린샤오쥔, 악연의 엇갈린 명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함께 태극 마크를 달고 뛰었던 황대헌(강원도청)과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의 세계선수권대회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황대헌은 대표팀 선배에 잇딴 반칙을 범해 비판을 받고 있고, 린샤오쥔은 3관왕에 오르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황대헌은 17일(현지 시각)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에서 실격을 당했다. 자신을 추월하는 박지원(서울시청)을 잡아당기는 반칙을 범했다.
박지원은 그 과정에서 펜스에 부딪혀 부상을 당했다. 박지원은 전날 남자 1500m 결승에서도 1위를 달리다 황대헌의 반칙으로 메달을 걸지 못했다. 황대헌이 무리하게 인코스를 파고 들다가 박지원을 몸으로 밀어냈다. 황대헌은 1위로 골인하며 포효했지만 반칙으로 실격됐다.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금메달 2개 이상도 가능했지만 노 메달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특히 박지원은 세계선수권 2연패가 무산됐다. 지난 시즌 박지원은 서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1500m와 1000m를 제패해 2관왕에 올랐지만 이번 대회 노 메달에 그치게 됐다.
또 박지원은 다음 시즌 국가대표 자동 선발의 기회도 잃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규정에 따르면 차기 시즌 국가대표는 세계선수권대회 국내 남녀 선수 중 종합 순위 1명이 자동 선발된다. 또 해당 선수는 개인전 1개 이상의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야 한다.
지난 시즌 박지원은 이 규정으로 올 시즌 국가대표에 자동 선발됐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세계선수권 노 메달로 기회가 사라졌다. 이제 박지원은 다음 달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해 경쟁을 펼쳐야 한다. 올 시즌 ISU 월드컵에서 종합 1위에 오른 박지원으로서는 아쉬운 상황.
여기에 박지원은 부상까지 당했다. 1000m 결승에서 황대헌에 밀려 펜스에 부딪혔던 박지원은 19일 머리를 고정하기 위한 목 보호대를 차고 왼팔에 붕대를 감은 채 입국했다. 박지원은 "속이 울렁거리는 현상이 계속돼서 (목을) 고정을 해놓았고, 의료진이 안정을 취하라고 했다"면서 "목과 머리에 충격이 컸는지, 신경통이 계속된다"고 털어놨다.
황대헌은 지난해 10월 ISU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도 박지원을 뒤에서 밀었다. 황대헌은 심한 반칙으로 옐로카드(YC)를 부여받고 모든 포인트가 몰수됐다.
박지원과 함께 귀국한 황대헌은 "서로 경쟁하던 상황이었다"면서 "시합을 하다 보면 충분히 많은 상황이 나온다. 변수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반칙) 대상이 대한민국 선수고, (박)지원이 형이어서 되게 마음도 안 좋고,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1000m 결승 뒤 박지원에 대해 직접 사과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서로 경쟁하다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반복했다.
황대헌에 대해서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특정 선수에게 3번이나 반칙을 범해 메달이 무산됐고, 박지원이 부상까지 당했기 때문이다.
한국 대표팀에서 황대헌과 악연이 있는 린샤오쥔은 이번 대회에서 3관왕에 올랐다. 남자 500m와 남자 5000m 계주, 혼성 2000m 계주까지 금메달을 따냈다.
황대헌은 2019년 대표팀 훈련 중 자신에게 장난을 친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린샤오쥔은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고 소송에 휘말리는 등 우여곡절 끝에 중국으로 귀화했다.
린샤오쥔은 법정 공방 끝에 무죄를 선고받고 명예를 회복했다. 중국 대표팀에 발탁이 됐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귀화 규정에 따라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반면 황대헌은 베이징올림픽 남자 1000m에서는 편파 판정의 희생양이 됐지만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국민적인 성원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명암이 엇갈렸다. 황대헌은 잇딴 반칙으로 쇼트트랙 영웅에서 팀 불화의 원인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린샤오쥔은 2018년 평창올림픽 1500m 금메달의 기량을 회복하며 부활했다.
린샤오쥔은 "5년 만에 세계선수권(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여기까지 오기 힘들었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정상에 있다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느낌으로 열심히 준비했고 그 노력이 빛을 발한 것 같아서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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