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철강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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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체 간 갈등 심화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국가기간산업 보호라는 각국의 이해 속에 대규모 인수합병(M&A)이 안갯속에 빠지고, 공급 과잉 논란 속에 철강 제품 가격도 내리면서 출혈 경쟁도 예고한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지난해 철강 수출량은 9100만톤으로 한 해 전 대비 35% 증가했으며 2016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였다. 올해 의미 있는 감산이 이뤄지 않는다면 세계 철강 가격은 계속 하향세를 보일 공산이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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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체 간 갈등 심화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국가기간산업 보호라는 각국의 이해 속에 대규모 인수합병(M&A)이 안갯속에 빠지고, 공급 과잉 논란 속에 철강 제품 가격도 내리면서 출혈 경쟁도 예고한다. 특히 저가 철강품 생산 비중이 높은 중국 철강사들이 수요 감소로 자국 내 소화되지 않은 물량을 주변국으로 수출하면서 반도체·배터리에 이어 ‘철강판 국가 대항전’이 벌어질 조짐도 있다.
US스틸 인수안 무산 위기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유에스(US)스틸 인수 계획에 반대 성명을 냈다. 일본제철의 유에스스틸 인수 계획 발표(지난해 12월) 이후 2개월여 만이다. 약 19조6천억원(149억달러) 규모의 딜이 무산 기로에 선 셈이다. 이번 인수안에 대한 미국 내 부정적 기류는 일찌감치 일었다. 일본제철의 발표 이후 당장 전미철강노조(USW)가 공개 반대 뜻을 밝힌 게 대표적이다.
바이든의 반대 성명은 국가기간산업인 철강업 보호란 이해가 깔려 있다. 이번 인수가 이뤄지면 세계 4위(조강생산량 기준) 일본제철(4437만톤)은 중국 안스틸그룹(5886만톤)을 뛰어넘어 세계 3위에 올라설 참이었다. 유에스스틸이 일본제철에 넘어가면 이렇다 할만한 미국 철강회사는 남지 않는다. 철강은 다양한 산업에 두루 쓰이는 핵심 소재인 터라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바이든이 방패를 들었다는 게 철강업계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과잉생산에 제품값 하락…중국산 철강 주변국으로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는 철광석 가격은 철강업계가 마주한 또 다른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를 보면, 15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100달러 선을 겨우 지키고 있다. 한 달 남짓 새 약 30% 하락한 가격이다. 이런 가격 급락은 철광석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 이후 반짝 경기 회복세에 확산한 철강 제품 수요 급증이라는 장밋빛 기대에 맞춰 이뤄진 설비 증설도 기름을 부었다. 전반적으로 철강업이 공급 과잉에 빠졌다는 뜻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보면, 생산능력과 조강생산량 차이는 2021년부터 다시 확대되고 있다. 2021년 4억6천만톤, 2022년 5억6천만톤, 지난해는 6억톤을 웃돌았다. 상대적으로 값싼 열연제품 생산 비중이 큰 중국 업체들이 자국 내 소화되지 않은 물량을 주변국으로 밀어내면서 철강제품 가격도 뚝뚝 떨어지고 있다. 급기야 최근 중국 광둥성과 푸젠성 소재 철강사들은 4주 간 감산에 돌입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지난해 철강 수출량은 9100만톤으로 한 해 전 대비 35% 증가했으며 2016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였다. 올해 의미 있는 감산이 이뤄지 않는다면 세계 철강 가격은 계속 하향세를 보일 공산이 있다”고 짚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연구위원도 “세계 철강 저성장세와 공급 과잉, 미국 대통령 선거 등으로 올해 철강 부문 통상 마찰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역환경의 불확실성은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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