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 "이철규, 한동훈에 `왜 심을 사람 명단에 없냐` 한 셈…韓은 비례 불개입"
"비대위원 올 때부터 나도 비례설, 호남출신 A·B·C '누군가 컨펌' 이야기 나왔지만"
"A·B·C 없거나 후순위인 비례명단에 놀라…韓 '누군가 좌지우지 가만 안둔다' 했었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제22대 총선 비례대표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공천 명단 발표 직후 친윤(親윤석열)계 핵심 이철규 의원이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겨냥 반발한 데 대해 "'왜 내가 심으려는 사람이 비례대표 명단에 없냐'로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제 해석"이라고 꼬집었다. 또 '한동훈은 비례대표 공천에 불개입, 사천(私薦)을 철저히 배제해왔다'는 게 그의 골자다.
김경율 비대위원은 2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이철규 의원이 비례 공천 2명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은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충돌하며 서로 '관두겠다'고 했다는 보도에 관해 "(그 2명이 누군지) 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미리 정해놓은 사람들의 실체가 분명히 있다"며 "이 의원의 (지난 18일) 장문의 페이스북 내용은 번역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날(19일) 밤 한동훈-이철규 충돌 보도 배경에 관해 비대위나 비례정당 공천관리위와 무관한 장소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했다. 김 비대위원은 "상세한 내용은 그(보도)보다 앞선 타임에 들었다"며 "밖에서 들으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몇개의 제가 겪은 사건이 떠오르더라"라고 운을 뗐다. 이어 "작년 12월 말 비대위원이 됐을 때 몇몇이 제가 비례대표 선정(내정)이 됐다고 말하더라"라고 전했다.
그는 "저는 뜬금없었다. 지금(12월말 당시) 공관위도 구성이 안 됐고 총선이 3개월여 남았는데 이게 무슨 소리냐, 다시 확실히 좀 알아보라. 그게 말 같은 소리냐(했다)"라며 "인사처리와 관련된 문제니까 (언론 등으로 추정) 저보고 '확인해 달라'고 요구가 들어왔었는데, (확인해보라) 그랬더니 그 다음 다시 하는 말이 '모 의원이 이렇게 컨펌(확인)해 줬다', 확실하다는 일이 있었다"고 했다.
자신도 모르는 비례대표 내정설이 특정인으로부터 확산됐었단 취지로 풀이된다. 김 비대위원은 또 "지금 호남 비례대표와 관련해 (당헌당규상 당선권) 4분의 1 이야기가 나오지 않나"라며 "구체적인 이름으로 A·B·C란 세분이 이미 선정이 돼 있다(는 말도 나왔다), 사실 두 번째 얘기는 별 문제의식을 못 느낀 게 저 역시 광주에서 초중고를 나왔고 많은 분들이 비슷한 얘기를 해서 '정해져 있나 보다' 했다"라고 했다.
그는 "두번째 얘기는 상당히 실명까지 (거론)하면서 누구랑 친하지, 친하니 했는데 그런 입장에서 저도 (18일 발표된) 비례대표 명단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 사람들이) 없으니까, 혹은 뒷순번에 있으니까"라며 "두번째(호남 출신 특정 인사 내정설)를 당연히 여겼던 사람들 입장에선 이번 비례대표 명단 발표에 대해 대단히 뜨악하거나 반발을 느낄 수 있다"면서 "힌트를 드린다면 지금 반발하고 있는 분들"이라고 지목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검사 시절부터 검찰 수사관으로서 친분이 두터운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이 비례대표 당선권(20번 이내) 밖인 24번에 배치되자 공천 발표 직후 사퇴한 바 있다. 공천 잡음 중심에 있지 않지만 김화진 전 전남도당위원장이 22번에 배치된 사례도 있다. 전날엔 조배숙 전 전북도당위원장이 비례 낙천에 반발해 전북 지역구 출마자들과 함께 '전북 출신 추가 배치'를 요구하는 성명발표를 했다.
김 비대위원들은 이들 중 일부에 관해 '누가 컨펌해줬다'는 소문에 "저도 감염됐었다고 봐야겠다. '있어야 될 사람들이 없네' 이렇게 (생각)했는데 한편으로 다시 생각해보면 '있어야 될 사람'이란 건 없다"며 "비례정당 공관위는 구성된 지 불과 열흘 안팎이고 있어야 될 사람이 없단 면에서 단언컨대 한 위원장의 입장이 맞다"고 했다. '지역구·비례 내가 꽂은 사람 하나도 없다'는 한 위원장의 입장에도 "그렇다"고 했다.
그는 "한 위원장에게 (나는) 항상 듣기 싫은 말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일주일 전, 보름 전에도 했었다. 하루는 '당신이 (국민의힘 공동)인재영입위원장이고 비대위원장인데 당신이 이렇게 추천하는 사람 하나도 없단 건 문제 아니냐'(라고 했다)"라며 "당신 말 한마디 절대 허투루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다. 항상 복선이 있는데 당신이 지금 우리 당 공천 과정에 하나도 개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일종의 호소 아니냐(고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렇게 물었더니 그때 한 대답이 '내가 개입 안 할테니 다른 사람들도 개입하지 말라', 그런 의미였다. 그리고 저는 그런 약속들을 한 위원장이 잘 지켰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한 위원장이) 제3자 P모씨에 대해 '나 만약에 이 사람 이름 있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 나 역시 거취와 관련해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자꾸 누군가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이와 같은 공천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 했는데 그때 했던 말씀"이라고 부연했다.
김 비대위원은 이 의원이 주장한 '호남 홀대'에 관해선 "호남 T/O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은 지금 분명히 계시다"며 "3번(최수진 한국공학대 특임교수), 5번(여수 출신 강선영 전 육군 항공작전사령관), 8번(전주 출생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11번('한화갑 조카' 한지아 전 비대위원)이렇게 네분은 호남 연관이 있더라. 호남 출신을 어디까지 규정지을진 모르겠지만 그에 대한 당헌당규는 없더라. 그래서 한 위원장이 '명단을 살펴본 결과 호남 사람들이 있더라' 말씀했다"고 했다.
한편 전날 '한 위원장이 강남 사무실에서 별도 비례명단을 작성했다'는 지라시(정보지) 유포에 관해 국민의힘은 장동혁 사무총장 겸 선대위 총괄본부장 명의로 "가짜뉴스 엄정 대응 기조에 따라, 작성자 및 유포자에 대해 공직선거법위반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은 "제가 직접 겪은 어떤 사건은 정보지가 유통되는 시간이 (발생 후) 불과 6시간이더라"라며 "어떤 상층 지도부만 알 수 있는 정보가 어떻게 6시간 만에 정보지로 돌고, 특정인과 특정세력을 집어서 공격하는 게 도는지 상당히 의아하더라. 저 역시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작성된 거다(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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