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은 ‘가장 젊은 지역구’, 장혜영은 ‘여성 많은 지역구’… 인구로 보는 4·10 총선
'36.6세' 화성정도 민주당 최연소 전용기 출마
마포을 여성 유권자 54%, '여성안전' 강조
선거구 연령·성별 특성과 총선 후보의 선거 전략 간 연관성이 이번 4·10 총선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출마 지역을 선택하고 유권자의 표심을 얻어낼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후보자의 연고 외에도 지역의 인구, 성별 구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30대 후반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전국에서 가장 젊은 '신도시'인 경기 화성을을 선택하며 "신혼부부와 미래세대"를 언급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장혜영 녹색정의당 의원은 여성 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서울 마포을을 출마 지역으로 낙점했는데, 이곳은 과거에도 다른 지역에 비해 녹색정의당 지지율이 높았다.
전국 평균보다 10세 젊은 경기 화성을
한국일보가 20일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통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경기 화성을은 2월 말 기준 평균연령이 34.7세로 전국 254개 지역구 중 가장 젊은 지역에 속했다. 전국 평균연령(44.9세)보다는 10.2세, 평균연령이 가장 높은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56.75세)보다는 22세가량 낮았다.
나이대별 구성을 보면, 유권자 중 40대 비중은 30.8%(남성 15.7%, 여성 15.1%)로 가장 비중이 컸다. 30대도 25.3%(남성 12.3%, 여성 13.0%)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했다. 고령화의 척도인 ‘노년부양비’(15~64세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율)는 7.1로 전국에서 가장 낮고, 대신 ‘유년부양비’(15~64세 인구 대비 15세 미만 인구 비율)는 30.1로 가장 높았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 양육, 교육 관련 관심사가 더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대표가 “좋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 남부에 모인 젊은 신혼부부와 미래세대를 위해 일하고 싶다”며 지역구 선정 배경을 밝힌 데는 이 같은 이유가 컸다.
이 대표뿐이 아니었다. 국민의힘도 이곳에 40세인 삼성전자 출신 '정치신인' 한정민 후보를 공천했다. 이 대표와 마찬가지로 나이대가 비슷한 후보를 내세운 것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현대자동차 사장 출신인 공영운 후보를 전략공천했는데, 이는 전략상 차이일 뿐이었다. 대기업 사장 이력을 내세워 '미래 일자리' 전문가임을 강조한 것이다.
두 번째로 젊은 지역구는 화성을과 분리된 화성정(36.6세)이다. 화성정은 동탄1신도시 중심, 화성을은 이후 별도로 조성된 동탄2신도시가 중심이다보니 인구 구성이 유사할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40대(남녀 각각 13%)가 26%로 가장 많고, 그다음이 30대(남성 11.6%, 여성 10.9%)다. 고령 인구(노년부양비 9.5)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적고, 유년 인구(유년부양비 23.39)는 전국에서 5번째로 많다.
젊은 지역구를 대변하듯, 민주당 21대 의원 중 가장 젊은 전용기 의원이 일찌감치 터를 잡았다. 분구 전 현역 의원인 이원욱 의원은 개혁신당으로 당을 옮겨 그대로 출마하고, 국민의힘도 '험지'인 이곳에 합리적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유경준 의원을 전략공천했다.
'마포 정의당' 장혜영 나서는 마포을, 여성 비중 가장 높아
장혜영 녹색정의당 의원이 첫 지역구 출마지로 정한 서울 마포을은 과거 선거에서도 정의당 등 진보정당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선전한 곳이다. 2020년 대선 당시 심상정 후보는 4.0%의 득표율을 얻었는데, 득표율 기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몰아준 지역구였다. 노동자세가 강한 울산 북구(3.7%), 울산 동구(3.5%)보다 득표율이 높다. 21대 총선에서도 오현주 후보가 8.9%를 얻는 등 ‘마포 정의당’의 존재감을 보이는 지역이다.
이 같은 유별난 진보정당 지지세의 배경 역시 인구구조에서 엿볼 수 있다. 마포을은 여성 인구 비중(54.3%)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구다. 평균연령(43.3세)도 전국 평균에 비해 낮은 편이다. 성별 연령대별 유권자 비중을 보면 모든 연령대에서 여성이 더 많음을 알 수 있다. 모든 성·연령 구간에서 20대(18, 19세 포함) 여성(12.1%)이 가장 많고, 그다음이 30대 여성(10.4%)이다. 60대 여성(6.9%)보다 70세 이상 여성(7.3%)이 더 많기도 하다. 장 의원이 출마선언문에서 기후위기, 소각장 문제와 함께 여성안전, 어르신 빈곤을 강조한 것도 이런 배경으로 풀이된다.
본보는 이번 총선에서 '인구 데이터로 보는 선거예측' 특집 페이지를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성별·연령대별 유권자 비중은 물론, 평균 연령, 성비, 직전 대선 결과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칠 만한 다양한 변수를 살펴볼 수 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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