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법 알려주고 입시컨설팅까지… 선명하게 자라는 ‘아이들의 꿈’[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저소득가정 아동교육 프로그램
학습계획 돕고 월1회 모니터링
기초교과목 교재 · 교구 지원에
의지·태도 변화 등 공유하기도
진로검사뒤 적성맞춤 직업탐색
실제 현장방문해 체험활동 진행
“스스로 공부하는 힘이 늘었어요. 복지관에서 인터넷 강의를 지원해주고, 자기주도학습을 어떻게 하는지도 알려줘서 자연스럽게 공부하게 됐어요. 선생님이 매달 체크를 해주니까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도 커졌어요.”
지난해 3월부터 9개월에 걸쳐 진행된 대구 달성군 종합사회복지관의 저소득가정 아동 교육지원 프로그램 ‘꿈 드림(Dream)’에 참여한 중학생 A 양. 과거에는 학습 계획을 세우는 방법을 몰라 공부를 시작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는 A 양은 프로그램을 이수한 후 “공부하는 방법이 다 바뀌었다”며 뿌듯한 모습이었다. 달성군 종합사회복지관은 A 양처럼 학업 경험이 부족하고, 가정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충분한 교육 기회를 누리지 못하는 중학생 1∼3학년 12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맞춤형 교육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자기 주도 학습지원에서부터 학습·진로 컨설팅, 부모교육까지 진행하며 아이들이 단순히 공부를 넘어 자신의 삶과 진로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달성군 종합사회복지관이 특히 저소득 가정 학생을 지원 사업 대상으로 삼은 것은 부모의 소득 격차가 자녀의 교육 기회의 격차로 이어지는 현상이 점차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3 초·중·고 사교육비 통계에서도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라 자녀의 사교육 참여율과 월별 사교육비가 큰 폭 차이 난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저소득 가정 아동은 자신의 공부 의지와는 관계없이 학업 기회를 박탈당하거나 낮은 학업 성취도를 받을 가능성이 있고, 진로와 직업을 준비하지 못해 성장한 후에도 빈곤의 악순환을 경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바탕이 됐다. 특히 달성군의 경우 도농복합도시로, 최근 결혼이주여성 증가 및 외국인 인구 유입으로 저소득 아동 및 다문화가정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복지관은 설명했다.
복지관은 가장 먼저 저소득 가정 아동에 대한 본격적인 기초교과목 학습 지원에 나섰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기초교과목 중 아이들이 지원받기 희망하는 과목을 조사한 뒤 이에 맞춰 온라인 학습비 및 학습교재, 학습교구를 지원했다. 월별·일별 공부계획표 작성법을 지도하고, EBSi 등 과목별 유익한 무료 강의도 추천했다. 이를 토대로 아동 스스로 기초교과목 학습 계획표를 작성해 제출, 실행하도록 돕고 월 1회 정기 모니터링도 병행했다. 관내 위치한 북동중학교, 포산중학교 두 곳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관계자들 간 정기적인 간담회를 갖고 참여 아동의 학습 의지, 태도 변화 등을 공유하기도 했다. 아동별 학습 진도와 추가적인 학습지원 필요성, 사업 개선점 등도 논의하면서 개별 아동을 위한 최선의 학습 전략을 찾아 나갔다.
개별 학습·진로 컨설팅, 자기 주도적 학습법 교육도 이뤄졌다. 관내 위치한 대구가톨릭대 교수, 학습·입시 컨설팅 전문 학원 원장 등 교육계 관계자를 초빙해 아이들에게 자기 주도적 학습이란 무엇이고, 과목별 공부는 어떤 식으로 진행해야 하는지 상세하게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곧 마주하게 될 입시 과정에 참고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와 대학교 입시 관련 강의도 진행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진로 컨설팅도 해 나갔다. 학습 컨설팅 전문기관과 협력해 참여 아동에 대한 성격유형 및 학업, 진로 검사를 실시했다. 아동 스스로가 현재 자신의 모습을 파악한 후 적성에 맞는 직업 분야를 탐색해보고, 진로에 맞게 고입·대입 전략을 세우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아동이 평소 가지고 있던 다양한 진로 고민을 상담하면서 실제 직업 현장을 찾아가는 자리도 마련됐다. 7월에는 건축 인테리어 분야 학원을 방문해 전문강사의 도움 아래 직업체험 활동을 진행하고 아동들이 직접 건축 도면 설계도를 완성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8월에는 달성군 내 위치한 로봇융합기술 관련 기관인 현대로보틱스를 방문해 로봇 공장을 견학하고 산업용 로봇 시연을 관람했다. 현장 직원들과 간담회에서는 해당 직업을 갖기 위해 필요한 노력 및 자격증 취득방법에 대해서도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도 가졌다.
프로그램의 마지막 순서로 11월 열린 ‘꿈 드림’ 사업평가회에서는 아동들이 유화 키트를 활용해 ‘미래 나의 모습 자화상 그리기’를 하며 서로의 비전에 대해 격려와 응원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업 담당자는 “앞으로도 복지관 차원에서 저소득 가정 아동의 교육기회보장을 위한 복지 인프라를 적극 개발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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