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준금리 인하 릴레이 임박… 고금리 예적금 ‘지금’이 막차
현재 금리 수준‘정점’가능성 커
은행권 5% 이상 우대상품 봇물
케이뱅크 年10% 하루만에 완판
부산은행 8.9% ‘너만솔로 적금’
신한은행 6.5% ‘청년 처음적금’
年 9.5% 소상공인 위한 상품도
올해 미국 등 주요국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예·적금 금리가 떨어지기 전에 고금리 특판에 가입하려는 금융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은행권은 약 4∼6%대 예·적금 상품을 소개하며 고객 유치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20조 원에 달하는 청년희망적금 만기까지 돌아오자, 은행들은 앞다퉈 다양한 우대금리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기준 금리 ‘정점’ 무게, 예금 수요 급증 =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수신(예금) 잔액은 32조 원 넘게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2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은행 수신 잔액은 2326조500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32조4000억 원 늘어났다. 증가 폭 기준으로는 2021년(38조3000억 원), 2020년(35조9000억 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월별로는 지난해 6월(38조4000억 원)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은행 수신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금의 금리 수준이 ‘고점’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지금보다 높은 금리의 예·적금을 찾기 힘들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고금리 막차를 타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달 20조 원 규모의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도래한 것도 한몫하고 있다. 만기가 돌아온 청년희망적금 중 일부가 정기예금으로 이전됐고, 나머지는 수시입출식 계좌에 남아 있는 상황이다.
◇고금리 특판 적금 ‘완판’ 행진, 아직 가입 가능한 상품은 = 이에 시중 은행들은 자금 유치를 위해 다양한 특판 상품을 내놓고 있다. 상품 출시 하루 만에 완판되기도 하는 등 인기도 높다. 실제,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지난달 초 내놓은 연 10%의 ‘코드K 자유적금’은 하루 만에 완판된 바 있다. 당초 신규고객 대상 선착순 1만 명을 목표로 2주간 판매할 예정이었으나, 시간당 400여 명이 가입하는 바람에 곧바로 소진됐다. 고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케이뱅크는 지난달 20일 3만 좌 한정 ‘앙코르 특판’을 진행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이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12일까지 판매한 ‘공동구매 정기예금’도 1조2000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1인당 최대 1400만 원으로 가입액이 제한됐는데도, 불과 20일 만에 조 단위 판매기록을 달성했다. 이 상품은 총 판매금액이 100억 원 이하면 연 3.4%, 초과 시 연 3.5%로 이자가 오른다. 청년희망적금 만기 해지 고객에게는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 준다.
우리은행은 14일 최대 연 6.0%의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WON뱅킹 전용 상품 ‘우리 투게더 적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가입 기간이 6개월로 짧지만, 기본금리 3.0%에 추천코드별 모집인원에 따라 최고 3.0%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주어지는 모집형 예금이다.
KB국민은행의 ‘KB차차차 적금’은 기본 금리 2.5%에 더해 최고 연 5.5%포인트의 우대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대금리는 △국민은행 입출금 계좌를 통해 30만 원 이상의 KB손해보험 초회납 자동차보험료를 납부한 경우 연 3.0%포인트 △은행·계열사 상품서비스 마케팅 동의 시 연 1.0%포인트 △적금 만기 전월에 보유한 KB스타클럽 별 개수가 가입 전월 대비 증가 시 연 1.0%포인트 △KB손해보험 앱을 KB국민 인증서로 3회 이상 로그인 시 연 0.5%포인트 등이다.
IBK기업은행은 코로나19를 극복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최대 연 9.5%의 이자를 주는 상품을 출시했고, ‘IBK탄소제로적금(자유적립식)’은 최고우대금리 7.0%를 제공하고 있다. 지방은행 중에선 BNK부산은행의 ‘너만솔로(Solo) 적금’이 8.9%로 높은 편이다.
◇청년희망적금 유치 ‘우대금리’ 경쟁도 = 고금리 예·적금 중에는 청년희망적금 만기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주는 상품도 많다. 신한은행은 만 18∼39세를 대상으로 최대 연 6.5%의 이자를 주는 ‘청년 처음적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기본금리 연 3.5%에 신한 청년희망적금 만기 고객에게는 연 1.0%포인트를 더 주는 등 최대 3.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하나은행도 청년희망적금 만기 고객이 ‘내맘적금’에 가입하면 1.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해 최대 연 5.3%의 이자를 준다.
그러나 이 같은 예·적금 상품의 고금리 행진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은행연합회가 15일 공시한 2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신규 취급액 기준 3.62%로, 전월보다 0.04%포인트 하락하며 3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중 은행 한 관계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늦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긴 하나, 갈수록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금 수준의 예·적금 금리 상품을 찾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예·적금을 활용한 재테크를 고민하고 있다면, 지금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점 있다’고 웃었던 이재명, 박용진 득표율 직접 공개
- 국힘 서울 지지율 2주새 48% → 31%… 수도권 위기론 확산
- ‘껌 씹으며 주머니에 손 넣고’ 경찰 조사받은 의협 위원장 논란
- 친구 여친 가슴 만지고 친구까지 살해한 10대…끔찍한 전모
- 의사 출신 검사 “전공의 집단행동, 형사 문제 가능성”
- 장예찬 “무소속으로 나갔다 살아 온 사람 복당 안된 전례 있나”
- “콘돔 30만개 제공, 개별 방 침대 재료 골판지…선수들 안전한 생활”
- 국가대표 지낸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 ‘마약 혐의’ 체포
- 박지원 “민형배, 이낙연에 압승하면 단숨에 총리급”
- 윤태영, 자산 규모 “조 단위?”…450억 상속설에 입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