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1강 2약' 경기 화성을…'단일화'하면 승부는 어떻게?
공영운 46.2 > 이준석 23.1 + 한정민 20.1
지난 15~16일, 한길리서치가 인천일보·경인방송의 의뢰로 경기 화성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공영운 후보 지지율은 46.2%,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23.1%, 국민의힘 한정민 후보 20.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다른 선거구에 비해 첫 여론조사 결과가 늦게 나왔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후보 간 격차가 큰 편이었습니다. 물론 무선(가상번호) ARS 방식으로 조사됐다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2, 3위 후보의 지지율을 합쳐도 1위 후보를 넘지 못하는 수치가 나왔다는 건 해당 후보 측 입장에선 다소 힘 빠지는 결과였을 겁니다.
사실 화성을은 경기 내에서 민주당의 대표 텃밭 중 한 곳으로 분류돼 이번처럼 3자 구도에서는 민주당이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죠. 바로 20대 총선이 3자 구도였습니다. 당시 후보들이 받았던 득표율과 비교해 보면 이번 여론조사 수치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선거 결과는 민주당의 승리였습니다.
단일화와 같은 큰 이변이 나온다거나 하는 상황 변화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최근 표심을 꼼꼼하게 짚어보는 게 필요합니다. 특히, 단일화를 통한 양자 구도로 다시 판이 바뀐다면 화성을의 최종 스코어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3자 구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는 화성을의 최근 표심을 분석해 보고 지금과 비슷한 구도였던 20대 총선 결과와 비교해 봤습니다.
아래 〈폴리스코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ttps://poliscore.premium.sbs.co.kr/ ]
[ https://poliscore.premium.sbs.co.kr/ ]
최근 민주-국힘 득표율 차, 9.7%p까지 좁혀졌는데…
위 표는 최근 치러진 19-21대 총선, 20대 대선, 제8회 지방선거 등 5번의 선거에서 화성을에서 올린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율입니다. 매번 민주당 후보는 적게는 50% 초반, 많게는 60% 중반까지 득표율을 기록할 정도로 진보 표심이 압도적입니다. 경기 내 다른 지역과 비교해 봐도 민주당 표심이 월등히 높은 편입니다.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매번 총선에서 50% 이상의 득표율을 안겨주는 이른바 '텃밭'이죠.
하지만 위의 숫자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최근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이 올라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21대 총선까지만 해도 국민의힘 후보가 화성을에서 받을 수 있는 득표율 최대치는 30% 초반이었습니다. 투표를 한 유권자 10명 중 많아야 3명 정도만 보수 계열 후보를 뽑았다는 말이죠. 하지만 최근 선거로 올수록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율 추세는 하향세가 아닌 증가세입니다.
특히, 최근 치러진 20대 대선과 제8회 지방선거에서 화성을에 속하는 동네들의 표심을 분석해 보면 양자 구도에서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이 각 43.6%, 43.2%로 이전 총선 때보다 득표율이 10%p 남짓 올랐습니다. 반면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은 50% 초중반에서 제자리 걸음을 보였습니다. 승패로 따지면 보수 후보가 계속 패배를 기록했지만 패배의 질을 따지면 나쁘지 않았습니다.
두 정당 간 득표율 차로 봐도 19-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이원욱 후보가 최대 29.9%p까지 차이를 내며 승리했지만 최근 2번의 선거에서는 각 9.7%p, 11.9%p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격차가 절반 넘게 줄어든 걸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화성을 행정동 가운데 보수세가 강한 동탄6동(구 동탄면)에서는 대선과 지선의 두 정당 간 득표율 차이는 고작 3.16%p, 5.6%p에 불과했습니다. 동탄6동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두 정당 격차는 이전보다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21대 총선을 기점으로 민주당 표심에 상승세가 꺾이는 건 수도권의 공통적인 현상입니다. 하지만 민주당 표심이 가장 두드러지는 화성을에서도 그렇게 나타났다는 건 그만큼 표심에 변화가 감지된 거죠. 여기에 이곳에서 내리 3선을 지낸 이원욱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해 현역 프리미엄을 받을 수 없다는 점도 이번 선거에서 불안 요소로 등장했습니다. 민주당이 양자구도라면 쉽게 마음 놓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득표율 좁혀지면 뭐하나…3자 구도면 유리한 건 '민주당'
우선 정치 이념에 따른 유불리를 따져봅시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지지층은 어느 정도 겹칠 수밖에 없다는 평가입니다. 개혁신당이 보수부터 중도, 진보 세력까지 모두 포용하는 빅텐트를 펼친다고 했지만 정치 평론가들은 국민의힘 지지층과 일부 겹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 민주당이 유리한 상황인 건 틀림없습니다.
다음으로는 지금과 비슷한 구도였던 20대 총선으로 돌아가 살펴봅시다. 당시 새누리당 오병주 후보, 민주당 이원욱 후보와 함께 중도우파를 외친 국민의당 김형남 후보가 3자 구도를 형성하며 맞붙었습니다. 득표율을 보면 오 후보 26.1%, 이 후보 52.5%, 김 후보 21.3%였습니다. 절반 넘는 표를 이 후보가 가져갔고 나머지 두 후보는 비슷한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와 꽤 비슷한 수치였네요.
양자 구도는 두 후보가 대부분의 표를 나눠 가져가지만, 3자 구도에서는 세 명이 표를 나눠 갑니다. 즉, 제3정당이 가져가는 표가 어떤 정당의 이탈표인지 살펴봐야 3자 구도의 유불리를 따져볼 수 있겠죠.
19대 총선과 연결시켜 보겠습니다. 당시 4명의 후보가 레이스를 펼쳤지만 사실상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양자 구도였습니다. 새누리당 리출선 후보가 30.2%, 민주통합당 이원욱 후보가 55.6%, 무소속 유효근, 우호태 후보가 각 4.5%, 9.6%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20대 총선은 국민의당이 등장하며 3자 구도가 형성됐습니다. 직전 총선과 비교해 새누리당 득표율은 4.1%p(30.2% -> 26.1%) , 민주당은 3.1%p(55.6% -> 52.5%)가 오히려 빠졌습니다. 두 정당에서 빠진 득표율을 합치면 7.2%입니다. 두 지지층 일부가 국민의당 쪽으로 옮겨갔다고 해석되는 부분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배여운 기자 woon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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