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최저가로 매장서 구매하세요”… 위기의 가전양판점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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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에 사는 김윤영(34·여) 씨는 최근 신혼집에 입주하면서 냉장고와 세탁기 등 혼수가전을 e커머스 업체인 쿠팡을 통해 주문했다.
삼성전자·LG전자 등이 선보인 고급 인테리어 가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단일 브랜드에서 가전을 모두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데다, e커머스 업체들도 설치 등 각종 편의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면서 가전양판점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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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고물가에 구매줄고
e커머스 이용 늘며 경쟁력 약화
하이마트, PB상품 리뉴얼 추진
전자랜드, 유료멤버십 매장확대
서울 성북구에 사는 김윤영(34·여) 씨는 최근 신혼집에 입주하면서 냉장고와 세탁기 등 혼수가전을 e커머스 업체인 쿠팡을 통해 주문했다. 쿠팡은 ‘로켓 설치’ 서비스를 통해 오후 2시 이전에 주문하면 일반 로켓 상품처럼 다음 날 받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 씨는 “가전 가격도 일반 가전양판점과 큰 차이가 없고, 설치까지 알아서 해주기 때문에 굳이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물건을 둘러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물가와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로 가전제품 판매가 줄면서 가전양판점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이 선보인 고급 인테리어 가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단일 브랜드에서 가전을 모두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데다, e커머스 업체들도 설치 등 각종 편의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면서 가전양판점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이에 가전양판점들은 실적이 부진한 매장을 구조조정하고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각종 서비스와 유료 회원제 등을 선보이는 등 소비자 발걸음 붙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일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 1월 가전제품 소매판매액(경상금액)은 2조62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가전제품 소매판매액은 지난 2022년 3월 이후 23개월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가전제품 소매판매액은 33조9787억 원으로 최근 4년간 가장 적었다. 가전양판점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침체로 이사가 줄면서 대형가전 수요가 줄었고, 고물가로 제품을 새로 사기보다 수리해 쓰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판매 실적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가전제품 판매가 줄면서 가전양판점을 운영 중인 업체들도 실적 침체를 겪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매출이 2조61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8% 감소했다. 부진 점포 폐점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은 82억2300만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지만, 지난 2021년 영업이익(1068억 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맞수인 전자랜드는 아직 지난해 실적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지난 2021년(-17억 원)과 2022년(-109억 원)에 이어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확률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가전양판점의 실적 부진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코로나19 이후 소비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하면서 e커머스 업체들이 여러 가전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당일배송 등 물류경쟁력까지 확보하면서 다양한 제품을 둘러볼 수 있는 가전양판점의 장점이 상쇄됐다. 오프라인 가전매장에서 제품 실물을 확인한 뒤, 온라인 최저가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전양판점들은 영업 효율화를 위해 매장 구조조정과 리뉴얼, 새 고객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자체 브랜드(PB)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브랜딩과 디자인 등 전반에 걸친 리뉴얼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내 차별화한 PB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자랜드는 유료 멤버십 매장 확대를 돌파구로 삼았다. 올해 1분기에만 8개의 매장을 ‘랜드500’으로 탈바꿈했고, 유료 멤버십 매장은 전국 26개로 늘었다. 유료 회원제인 ‘랜드500 클럽’에 가입하면 500여 종의 가전제품과 생활용품을 온라인 최저가 수준으로 구매할 수 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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