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잘 버텼어!" 울먹이며 토닥인 안세영…당찬 각오까지
[앵커]
80분이 넘는 긴 시합, 14번이 넘는 동점, 수십 번의 랠리. 안세영은 아쉬운 패배에도 "이 맛에 배드민턴을 하는 것 같다"며 스스로에게 '잘 버텼다' 칭찬해 줬습니다.
오선민 기자입니다.
[기자]
[안세영 1:2 야마구치 아카네/전영오픈 여자단식 준결승 (지난 16일)]
65번을 주고받은 잔인한 랠리.
야마구치가 친 셔틀콕이 라인 밖으로 나간 것을 확인한 안세영은 코트에 누워버렸습니다.
숨을 헐떡이는 것 같기도, 흐느끼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첫 번째 게임을 두 배 점수 차로 내줬기에 샷 하나, 랠리 하나가 더 간절했는지 모릅니다.
14번의 동점을 이겨내며 두 번째 게임을 따냈지만 마지막 세 번째 게임에선 마음 먹은 대로 풀리지 않았습니다.
경기 시간만 82분.
평소 안세영에게 이렇게 긴 경기는 없었습니다.
[안세영/배드민턴 대표팀 : 이 맛에 뭔가 제가 배드민턴 한다는 생각이 또 들더라고요. 잘 버텼다는 생각에 만족스럽습니다, 그냥.]
아쉬운 패배, "괜찮다" 말하던 안세영은 결국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습니다.
[안세영/배드민턴 대표팀 : 조금 원망스럽기도 했었고요. 제가 너무 힘들어하는 게 느껴지기도 하고. 이대로 끝내면 안 되는데…]
아시안게임 때 다친 오른 무릎에, 허벅지 부상까지, 악재가 겹쳤습니다.
그래도 패배 이유를 부상 탓으로 돌리진 않았습니다.
[안세영/배드민턴 대표팀 : 공들이 다 저를 다 대비하고 나온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저는 뭔가 한 발짝 뒤처져서 가고 있다는 생각이 좀 들어서.]
바닥에 몸을 던져 끝까지 공을 받아치고 오뚝이처럼 일어났던 지난 시간들.
이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가 돼버린 이 장면들을 기억하며 안세영은 다음을 준비하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안세영/배드민턴 대표팀 : 4개월 뒤에 올림픽에서 제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더 나은 모습이 될 수밖에 없으니까.]
[화면출처 유튜브 'AllEnglandBadmi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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