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 효과로 3연승? 현실은..."꼴찌 이기고 행복하면 안 된다" 뮌헨 전설의 경고
[OSEN=고성환 기자] '전설' 카를하인츠 루메니게(69)가 3연승 중인 바이에른 뮌헨에 경고장을 날렸다.
독일 '빌트'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루메니게는 토마스 투헬 감독과 바이에른 뮌헨을 향해 경고했다. 바이에른 뮌헨 스타들은 이 말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라고 보도했다.
흔들리던 바이에른 뮌헨은 최근 분위기를 다잡아 나가고 있다. 분데스리가 12연패는 여전히 어렵지만, 공식전 3연승을 챙기며 미소를 되찾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6일 홈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에서 라치오를 3-0으로 꺾으며 8강에 올랐고, 리그에서도 마인츠(8-1)와 다름슈타트(5-2)를 상대로 연달아 대승을 거뒀다.
투헬 감독도 활짝 웃었다. 그는 다름슈타트전을 마친 뒤 "우리는 당연히 자격 있는 원정 승리에 기쁘다. 경기 내내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었고, 5골보다 더 많이 넣을 자격이 있었다"라며 "팀 내 분위기도 좋고, 훈련 태도도 좋다. 연승을 달릴 수 있어서 기쁘다. 이제는 모든 선수들이 A매치에서 다치지 않고 돌아오길 바랄 뿐"이라며 흡족해했다.
약 한 달 전과는 정반대 모습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달 레버쿠젠과 라치오, 보훔을 상대로 3연패하며 리그 우승과 UCL 8강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기에 투헬 감독이 이번 시즌이 끝나면 계약 기간보다 빠르게 팀을 떠난다는 소식까지 발표하며 어수선한 분위기가 커졌다.
위기에 빠진 투헬 감독은 변화를 택했다. 플레이스타일 자체를 이전보다 소극적으로 바꿨고, 수비진을 대폭 물갈이했다. 그는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를 벤치로 내리면서 에릭 다이어와 마테이스 더 리흐트 듀오를 선발로 내세웠고, 요주아 키미히를 미드필더가 아닌 우측 수비수로 배치하면서 효과를 봤다.
독일 현지에서는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다이어와 더 리흐트 조합이 원활한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단단한 수비를 펼치고 있다는 호평이 지배적이다. 자연스레 김민재는 3옵션 센터백으로 밀려났다. 빌트는 그를 '새로운 투헬 체제의 패배자'라고 칭하기까지 했다.
투헬 감독 역시 지금으로선 김민재를 기용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름슈타트전을 앞두고 "다이어와 더 리흐트는 경기에서 승리하고, 호흡도 잘 맞는다. 풀백이나 수비형 미드필더와도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 둘 사이 의사소통도 매우 잘되고 있다. 지금은 변화를 줄 이유가 거의 없다"라고 밝혔다. 현재 상황에 아주 만족하고 있는 투헬 감독이다.
다만 루메니게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냉정한 시각으로 외부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바라보며 경고에 나섰다. 지난 2021년까지 바이에른 뮌헨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했던 그는 라치오와 마인츠, 다름슈타트를 승리한 게 뭐가 그리 대단한 일이냐고 지적했다.
루메니게는 "우리는 진지한 태도로 현재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유럽 최고의 팀이 아니라 라치오와 경기를 했다. 또 분데스리가 최하위 팀(마인츠)을 8-1로 이겼고, 또 다른 꼴찌 다름슈타트를 상대로 5-2 승리를 거뒀다"라고 꼬집었다. 바이에른 뮌헨 정도 되는 팀이 이들을 이겼다고 도취돼선 안 된다는 뜻.
또한 루메니게는 "이제 우리는 무기력함 대신 행복감을 느껴선 안 된다. 안정을 취해야 한다. 우리는 올 시즌 대부분 그런 적이 없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아스날과 두 차례 큰 경기에서 최선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제 바이에른 뮌헨은 아스날과 UCL 8강에서 맞붙는다. 루메니게는 "어려운 경기를 예상한다. 아스날은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우연이 아니다"라며 "과거를 생각해선 안 된다.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경기일 수도 있다. 이젠 모든 강점을 발휘해서 의심할 여지 없이 어려운 일일 가능케 만들 때"라고 강조했다.
루메니게의 말대로 아스날전이 바이에른 뮌헨의 진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3월 A매치 휴식기가 끝나면 도르트문트와 데어 클라시커를 치른 뒤 아스날과 UCL 준결승 티켓을 놓고 다툰다. 강팀과 맞대결인 만큼 새로운 수비진의 실력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다.
아스날전 결과와 상관없이 투헬 감독과 결별은 확정된 상황. 루메니게는 "전혀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다. 일찍 결정했다. 시즌이 끝나면 투헬 감독과 헤어지기기로 한 것에 대해 이미 생각했다. 이제 상황이 명확해지고 결정됐다. 막스 에베를 단장과 얀크리스티안 드레젠 CEO가 차분하게 토론을 진행할 것이다. 또한 울리 회네스 명예회장과 내가 조언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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